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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상장 기대 커진 CJ올리브영…CJ, 성장 이끈다

[마켓파워] 상장 기대 커진 CJ올리브영…CJ, 성장 이끈다

기사승인 2023. 06.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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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올리브영 최대주주…지분율 51.15%
시총 4조원 예상…미래 먹거리 발굴
2대 주주 이선호, 승계 자금 확보할듯
오버행 우려…"보호예수 조치 등 필요"
CJ올리브영
마켓파워
CJ올리브영의 상장(IPO)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최근 주류 판매 등 외형 확장이 상장 전 몸값을 띄우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특히 호실적 지속과 IPO 시장 투심 회복 조짐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에서 추정한 CJ올리브영의 시가총액은 4조원대다. 최대주주인 CJ(51.15%)는 올리브영 상장을 통해 지주사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CJ그룹 3세인 이선호 경영리더로선 승계에 유리하다. 그의 CJ 지분은 약 3%로, 상장 후 올리브영 주식(11.04%)을 처분해 지주사인 CJ 지분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관건은 상장 후다. 통상 승계를 목적으로 한 상장인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공모 시 오너일가의 구주매출(상장 시 기존 주주의 일부 지분을 매각)을 최소화하거나 자발적 의무보호예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CJ의 CJ올리브영 지분은 51.15%로,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로, 11.04%를 갖고 있다.

시장에선 CJ올리브영의 상장 재개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H&B(헬스&뷰티) 스토어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 주류 등 사업 영역 확대가 상장 재개의 시그널로 읽히고 있다.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등 화장품주 투심 회복과 호실적 지속 등도 기업공개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H&B 스토어 시장 점유율은 71%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그해 8월 증시불황으로 잠정 연기했다.

최대주주인 CJ로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해 연내 상장하거나 CJ올리브영의 몸값을 좀 더 올린 뒤 기업공개를 해도 손해볼 게 없기 때문이다. CJ 측은 CJ올리브영 상장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공모 시 구주매출 또는 상장 이후 지분을 현금화(매각)해 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업계에선 이선호 경영리더가 CJ올리브영을 상장시킨 뒤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영리더의 CJ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3.2%(93만2503주)다. 우선주(CJ4우) 지분율은 28.98%(122만4890주)로 2029년 3월 보통주로 전환 시 그의 총 지분율은 6.5%다. 안정적인 경영권 마지노선인 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버지인 이재현 회장의 지분은 42.07%(1227만5574주)로, 최대주주다.

이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하거나, 상장 후 주식을 팔아 CJ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 그는 2020년 프리 IPO때 구주 6.88%를 처분해 101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신형우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승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통주 대비 20% 저렴하다. 액면가 기준으로 연 2%를 우선 배당하고,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구조다. 또 이재현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기 위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핵심은 CJ올리브영의 몸값이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수록 CJ의 현금 창출력이 높아지고 이 경영리더로선 승계 자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종가 기준 이 경영리더가 CJ 지분을 추가로 사려면 6625억원이 필요하다. 상속세 추정 금액은 5260억원(세율 50%)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의 시가총액 추정치는 4~5조원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의 2022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5000억원을 적용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주가수익비율(PER)의 8배인 4조원대로 예상했다. CJ올리브영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809억원, 271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2%, 97% 급증했다. 앞서 2020년 프리 IPO 당시엔 1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일각에선 승계를 목적으로 한 기업공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오버행 리스크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물량 폭탄이 터지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구주매출의 경우에도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인식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1주의 가치가 똑같은데 지배주주들은 특권을 누리고, 일반주주들은 평등권이 훼손된 상태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주주민주주의가 하루빨리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너일가의 구주매출을 가급적 낮추고, 기존 주주의 자발적 의무보호예수(록업) 기간을 최대로 설정해야 한다는 견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승계 지렛대로 지목된 한화시스템은 2019년 11월 코스피 상장 당시 2대 주주인 에에치솔루션의 자발적 록업 기간을 18개월로 설정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량 물량이 쏟아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공시를 하거나 기간별로 보호예수를 하는 등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J올리브영 측은 상장 재개 여부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경영리더의 지분 처리 문제와 관련해 CJ 관계자는 "주주의 결정사안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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