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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시리즈] 성공 귀농 위해선 ‘왕년’의 나를 버려라

[귀농귀촌 시리즈] 성공 귀농 위해선 ‘왕년’의 나를 버려라

기사승인 2015. 05.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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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성공은 그 마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비오는 날 부침개를 만들어 담장 너머로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면 그 사람의 시골살이는 성공한 것이다.”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커뮤니티인 시골살이궁리소를 운영하고 있는 채상헌 천안 연암대학 친환경원예과 교수가 제안한 ‘도시민이 알아야 할 시골살이 10계명’ 중 한구절이다.

귀농귀촌에 성공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 및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이제 농촌에서 새로운 인생2막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또 실천하는 하나의 상식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많은 귀농귀촌 전문가들은 철저한 사전준비 못지않게 자신의 과거나 생활습성을 벗어던지고 현지 주민과 해당 지역에 융합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지인과의 갈등 문제로 인한 실패사례 많아

김덕만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이 평소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주는 조언은 두 가지다. 바로 4~5년 정도의 철저한 사전교육과 함께 내려가는 지역에 융합하려는 귀농귀촌인의 자세다.

특히 그는 농촌으로 이주한 후 현지 주민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해당 지역 공동체에 녹아들어가려는 노력이 귀농귀촌 실패를 줄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귀농귀촌에 성공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경제적 측면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과 아무런 문제없이 잘 어울려 생활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시로 리턴한 귀농귀촌인의 상당수는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로 정착에 실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귀농귀촌인 중 73.6%가 현지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을 겪는 이유로는 귀농귀촌인에 대한 (현지인의)선입견과 텃세가 33.9%로 가장 높았고, 주택이나 토지 등 재산권 침해가 24.3%, 농촌사회와 문화에 대한 (귀농귀촌인의)이해 부족 등이 15.4%로 그 뒤를 이었다.

◇귀농귀촌은 단순한 ‘이사’ 아닌 ‘사회적 이민’

현지 주민들과의 융합을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패턴을 이해하고 화합하며 어울려 살려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귀농귀촌 이전의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는 이런 사람이었는데, 내가 도시에서 살 때는 이렇게 했었는데 하는 마음을 버리고, 새로운 정착지에서의 생활패턴에 젖어들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농귀촌 전문가들도 ‘자신의 과거를 버리고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귀농귀촌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덕만 센터장은 “아파트로 대변되는 닫힌 공간에서의 생활패턴에 익숙해져 있는 도시민으로서는 남의 집 밥그릇·수저 숫자까지 파악하고 시도때도 없이 불쑥 찾아와 참견하는 듯한 현지인들의 모습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런 모습이 서로 돕고 사는 농촌지역만의 공동체 생활패턴이라고 받아들인다면 한결 정착하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헌 교수 역시 “귀농귀촌에 실패한 사람들 대부분은 농사기술이 없어서라기보단 농촌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라면서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귀농귀촌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생활방식이나 주변사람과의 관계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곳으로 가는 ‘사회적 이민’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그런 만큼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기존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현지 주민들과의 융화를 우선시하는 ‘겸손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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