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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전 부품 시험성적표 위조기업 새한티이피, 다른 원전 200여건도 성능 및 부품 인증

[단독]원전 부품 시험성적표 위조기업 새한티이피, 다른 원전 200여건도 성능 및 부품 인증

기사승인 2013. 05. 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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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버릇 여든까지...기존 부품도 안전성 담보 못해 큰 문제
원자력 발전소 부품 시험성적표를 위조해 무더기 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일으킨 민간 검증기관 새한티이피가 2000년 이후 200여건의 기기 성능 및 부품 검증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원전의 부품 인증이 대부분 민간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데도 당국이 이들을 감시·견제하는 장치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원자력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위조된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표를 위조한 곳은 새한티이피라는 민간 기기검증기관이다. 국내 원전에 납품하는 부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기기검증기관'은 7곳으로, 이 중 새한티이피를 포함해 4곳이 민간기관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새한티이피는 해외시험기관에 의뢰한 시험 결과 자료 중 불합격 판정 받은 부분을 임의로 삭제하고 시험에 필요한 압력 조건이 요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자 시험그래프를 임의로 수정했다. 

새한티이피는 1996년 과학기술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원자력검증사업 허가를 취득한 기업이다. 이런 오랜 역사를 가진 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다른 민간 기관에서도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새한티이피는 2000년 국내 최초로 원자력성능검증 분야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120여건의 원전기기 성능 검증 및 80여종의 부품 검증을 수행했다.  

2010년에는 한전과 기술사용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용역업체로 등록되기도 했다. 새한티이피는 한국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회사가 그동안 수행했던 원전기기 성능 검증과 부품 검증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이들 검증기관의 사후 관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새한티이피 같은 기관에 기기 검증 자격을 부여해 주는 곳은 대한전기협회이다. 협회의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처에서는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을 위해 설계, 제조, 시공, 운전의 상세 표준을 정한다. 

현재 활동 중인 기기 검증 기관은 새한티이피를 비롯해 유비콘 엔지니어링, 코넥, 한국에스지에스 등이며 국가기관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등 3곳에 불과하다. 

검증기관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인데 이 기간 이들 기관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는 없다.

중간에 자격이 유지되는지 점검하는 사후 감사가 있긴 하지만 이는 5쪽 분량의 점검표에 따라 해당 기관이 자발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서 실효성이 없다.

업계에서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기관에서 이런 중요한 기기 검증을 하는 것은 이권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기 검증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특히 민간기관에서는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공급업체와 결탁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라며 "원전 공급업체에서는 검증을 받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수시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무상으로 검증을 책임지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 28일 밤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건을 상대로 해당 공급사 및 검증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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