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국민·우리은행 도쿄지점 비리 ‘나눠먹기 인사’가 원인

국민·우리은행 도쿄지점 비리 ‘나눠먹기 인사’가 원인

기사승인 2014. 04. 11. 07: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국민·우리 모두 합병 후 특정 은행 출신이 도쿄지점장 독식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도쿄 지점 비리 사태는 특정 은행 출신의 ‘나눠먹기 인사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 합병한 이후 줄곧 도쿄지점장으로 주택은행 출신을 발탁하는 인사 관행이 있다.

이번에 도쿄지점에서 부당 대출로 수십억원의 불법 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유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도쿄지점장도 주택은행 출신이다. 이 전 지점장은 2004년과 2010년 두차례나 도쿄지점장을 지냈다.

우리은행도 도쿄지점장을 특정 은행 출신이 도맡아 왔다.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돼 설립됐다. 이후 도쿄지점장은 한일은행 출신이 맡아왔다.

지난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 김 모씨도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은행은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이 은행장에서부터 임원·노조위원장까지 자리배분을 고려해 인사를 할 정도다. 우리은행도 은행장이 상업 출신이면 수석부행장은 한일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또 부행장은 한일·산업은행 출신이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

국민·우리은행이 합병한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인사에 특정 은행 출신을 배려하는 것은 유기적 합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인사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신 성분에 따라 자리를 나눠먹는 비합리적인 인사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상업은행 출신 우리은행 전 임원은 “대외적으로는 출신 성분을 나누는 문화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인사철만 되면 출신에 따라 줄서기가 만연한다”며 “퇴직한 임원까지 동원돼 인사에 알력 다툼이 벌어진다”고 했다.

이같은 인사 관행은 은행 내부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같은 은행 출신이 같은 자리를 계속 돌아가면서 맡다 보니 비리가 발생해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민·주택은행 출신들도 서로의 업무를 관여하지 않는 좋지 않은 문화가 생겼다.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