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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을이 오는 소리...서천에서 들어볼까

[여행]가을이 오는 소리...서천에서 들어볼까

기사승인 2014. 08.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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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리 갈대밭-국도따라 끝없는 논은 '녹색의 바다'
한산세모시-한산소곡주 등 1500년 역사 잇는 '보물'
갈대밭3
서천 신성리 갈대밭을 찾은 라이더들이 제방을 따라 라이딩을 하고 있다. 금강변을 따라 가는 여정은 운치를 더한다.
충남 서천은 전라도와 충청도의 경계에 있다. 차령산맥이 황해로 뻗어나가다 멈춰 섰고, 금강의 끝자락에 위치해 산, 바다, 들이 ‘3색 보물’이다.

백제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땅이어서 1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것들이 무수히 많다. 그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산세모시와 백제 멸망의 눈물을 삼켰던 한산소곡주 등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모기의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곧 추석을 맞는 서천의 자연 속으로 가 본다.

갈대밭1
신성리 갈대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어른 키 보다 훨씬 큰 ‘갈대의 바다’에 빠진 듯하다.

◆신성리 갈대밭에서 가을을 물었더니

‘갈대의 순정’이 있다면 ‘갈대의 바다’도 있다.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을 끼고 있어 그 크기가 6만평쯤 된다. 아직은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어 갈대밭 속에 풍덩 빠지면 가도 가도 끝없는 ‘갈대의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듯하다.

금강에 황포돛배까지 떠다니면 갈대밭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어른 키보다 큰 갈대는 마치 미로를 걷는 듯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쉴 새 없이 서걱거린다. 갈대 사이를 지나다 보면 푸드득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도 서정적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쌍화점’과 드라마 ‘추노’ ‘자이안트’ ‘이산’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이 이곳에서 촬영돼 가을이 오는 길목으로는 손색 없다.

신성리 갈대밭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로 너비 200m, 길이 1.5km로 제법 규모가 크다. 예전에는 곰개나루터(진포)라고 불렸고, 고려 말 최초로 화약을 갖고 왜구를 소탕시킨 진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지역적으로 금강 하류에 위치한 까닭에 퇴적물이 쉽게 쌓이고 범람의 우려로 인해 강변 습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아 무성한 갈대밭이 조성됐다.

‘신비한 신성리 갈대밭’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제방도로에 올라서면 드넓은 갈대밭과 금강의 물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갈대를 엮은 지붕에 원두막이 있어 잠시 둘러보면 좋다.

영화테마길, 신성리 나루, 강변산책길 등 테마를 따라 가면 몸과 마음에 초록물이 들 만큼 신선해진다.

논2
끝없이 펼쳐진 논 사이로 야트막한 산과 가로수가 어울려 서천의 가을을 부르고 있다. 친환경으로 키우는 서천 쌀은 ‘서래야’라는 브랜드로 팔린다.
◆서천 ‘서래야’를 키우는 농부의 힘

금강을 끼고 있는 서천은 쌀농사도 제법이다.

신성리 갈대밭을 찾았다면 제방둑에서 앞으로는 갈대밭이고 뒤로는 드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갈대에 비해 키는 작지만 이 또한 ‘녹색의 바다’를 연출한다.

들판이 워낙 넓은 탓에 멀리 보이는 산이나 집들이 아스라이 배경으로 깔리는 모습은 마치 올망졸망한 섬들처럼 보인다.

서천읍내로 가는 4번, 6번, 21번 등 지방도로 어디든 달려가는 좌우로 논이 있어 이제 곧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일반 여행지하고는 많이 다르지만 삶이 녹아 있는 풍경이어서 볼수록 푸근해진다.

서천에서 나는 쌀 브랜드는 ‘서래야’다.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 자세히 논을 들여다보면 엄지손가락만 한 우렁은 물론 오리와 미꾸라지들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저녁 무렵이면 ‘녹색의 바다’ 위로 흰 새들이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 또한 그림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전국 1위인 이곳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철새들이 몰려와 나락을 줍는 행렬도 끝없다.

물이 있으니 들이 넓고 새가 사니 사람도 사는 그런 곳이 서천이다.

너뱅이등대
이제 막 전어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홍원항에서 내다보이는 너뱅이등대.

◆저 바다에 누워볼까...홍원항-마량항

서천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서해가 있다.

포구마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데 마량항과 홍원항을 최고로 친다.

마량항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동짓날인 12월22일을 기점으로 60일 동안 정동진처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언덕 너머로 동백나무숲과 연계 관광을 하기에 좋아 찾는 이가 많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래지이기도 하다.

홍원항은 고깃배가 드나들어 싱싱한 해산물을 경매하는 모습이 매일 이뤄진다. 요즘에는 전어가 이제 막 시작을 알리고 꽃게, 대하 등이 올라와 즉석에서 소매도 이뤄진다.

방파제를 따라가면 그리 크지 않은 현무암에 서 있는 너뱅이등대를 볼 수 있고, 이곳에서 보는 낙조 풍광도 예사롭지 않다.

바다를 날아가는 갈매기와 등대 또한 저녁놀에 물들면 그 풍광에 매료되고 만다.

갈대밭2
금강 변을 수 놓고 있는 신성리 갈대밭.
◆여행메모

△가는 길= 서천으로 가려면 버스나 기차에 비해 승용차가 좀 빠른 편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30분이면 닿는다.

△가볼 만한 곳= ‘영원한 청년’ 월남 이상재 선생의 생가지가 한산면에 있다. 유물전시관에 가면 문방사우와 친필휘호 지팡이 등이 전시돼 있다. 송림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춘장대해수욕장은 차가 들어가도 빠지지 않는 드넓은 모래사장이 압권이다. 서천생태체험은 시티투어(1688-2563)로 하면 편하다.

특화시장
서천읍내에 있는 특화시장은 서해안에서 나는 제철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1층은 수산물 판매점이고, 2층은 식당이 늘어서 있다.
△먹거리= 서천읍내에 있는 특화시장에 가면 서해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시장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소리치면 1층 어물전에서 두레박으로 올리는 모습까지 특이하다. 특산품인 한산소곡주와 곁들이면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난다.

△쉴 곳= 마량포구 일대와 관광지별로 숙박시설이 산재돼 있다. 시내에 모텔들이 즐비한 데 VIP장(041-951-8338)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서면, 비인면 등지에 민박집들도 많다. 서천군청 생태관광과(041-950-4020) /서천=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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