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 눈] 동부그룹 옥죄는 산은, 동부제철 실사기준 과연 적절했나?

[기자의 눈] 동부그룹 옥죄는 산은, 동부제철 실사기준 과연 적절했나?

기사승인 2014. 09. 23.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산업부 박병일
산업부 박병일 기자
“과도한 기준으로 자산평가를 하고 있다.”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의 실사가 마무리됐지만 동부그룹 내부에서는 실사기준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동부측은 “STX와 금호의 자산평가는 감정가나 장부가를 기준으로 적용했지만 동부제철은 공시지가로 평가해 4200억원의 평가손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동부가 이런 주장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동부제철의 순자산 가치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의 실사로 책정된 자본잠식 규모인 5000억원과의 차이는 1조7000억원이다. 채권단이 자산가치를 공시지가로 평가하는 바람에 현재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냉연라인과 300만톤 규모의 전기로 2기 가동으로 발생하는 가치는 사라져 버린 셈이다.

산은이 말하는 존속가치와 청산가치의 차이도 이번 평가기준이 부당하다는 말을 만들고 있다. 산은이 말하는 동부제철의 존속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8000억원보다 6000억원 높다. 예상 채권회수율도 기업청산 시는 66%, 정상화방안으로 회생했을 경우 97.3%로 STX조선해양(62%)과 금호산업(91%)보다 양호한 상태다.

채권단이 이런 잣대로 동부제철에 대해 100대 1 감자를 실시하겠다 하니 동부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동안 산은에 대한 동부의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산은이 주도했던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과의 패키지를 포스코에 매각하려다 실패하며 몇 달의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데다, 패키지 매각 실패 이후 개별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의 처리가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동부사태와 관련,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의 행보는 기업살리기라는 본연의 기능보다 자신들이 손해 보지 않기 위한 조급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계에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채권단의 역할은 필요하지만 구조조정 당사자와 업계가 이해하지 못할 만큼의 과도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23일 채권단 회의를 거쳐야 이번 방안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채권단과 동부, 그리고 업계가 납득할 만한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