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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쌓기’ 얼룩졌던 대학 수시, 이제는 스토리 경쟁?

‘스펙쌓기’ 얼룩졌던 대학 수시, 이제는 스토리 경쟁?

기사승인 2014. 10.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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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턴기자의 눈] 입학사정관제, 선발되기 위해 스토리 만드는 부작용
각종 스펙 쌓기로 얼룩진 수시 준비 과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해 대입 공통지원서에 포함된 자기소개서 양식을 교내활동 위주로 변경했다.

무분별한 교외 실적 쌓기를 방지하고 교내활동에 충실한 학생을 뽑겠다는 의도인데 학원에서 대비해주던 각종 스펙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학원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스펙이 효력을 상실하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위한 ‘스토리 경쟁’이 불붙게 됐다.

하지만 시험 위주의 공부를 해오던 학생들이 갑자기 자소서를 준비하다보니 스토리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교육계는 이러한 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입시 상품을 내놓았다. ‘자기소개서 컨설팅’이다. 학생의 학업생활과 인생을 녹여내는 자소서를 사교육 기관에서 컨설팅 해주는 것이다.

학교 교사들은 입학사정관제에 생소한 경우가 많아 자소서를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학 측에서는 합격의 기준과 합격한 학생의 서류를 명확히 공시하지 않는다.

합격에 대한 정보가 모호한 상황에서 사교육 업체의 힘은 커진다. 불안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자기소개서를 지도해준다는 사교육 업체로 몰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는 모든 수시 전형을 입학사정관제에 기반하고 있는데 대다수의 학생이 수시 모집을 통해 입학한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대입에서 유리해질 수밖에 없고 자소서를 기반으로 한 사교육에 발동이 걸리는 것이다.

자소서를 상징으로 하는 입학사정관제 수시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사교육계는 다양한 입시 컨설팅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성급한 입학사정관제의 추진으로 스토리를 가진 학생이 선발되는 것이 아니라 선발되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부작용이 생기게 됐다.

입시 대비가 스토리 경쟁으로 변질되어 지금도 학생과 학부모들은 자소서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 뿐 아니라 자신만의 스토리까지 갖추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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