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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쓰지도 않은 인천AG 장비요금, 정부가 대납?

북한 쓰지도 않은 인천AG 장비요금, 정부가 대납?

기사승인 2014. 10.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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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방송장비 미사용, 인터넷 통해 자료전송…북한 '오판' 따른 비용까지 지불은 부적절
인천아시안게임 때 북한 측의 요구로 설치했으나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위성 방송장비 임차비용 2억7000만원을 우리 정부가 대신 내주기로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에 앞서 북측은 우리 측에 국제방송센터(IBC) 안에 인공위성을 통해 북한에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장비 설치를 요구했다. 이에 우리 측은 2억7000만원을 들여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 도착 전에 관련 장비를 임대·설치해놓았다.

이번 요구는 북한이 남녀 축구 등 메달권 진입이 우세한 경기를 중계해 내부 선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아시안게임 내내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여자 축구팀이 금메달을 딴 직후에는 긴급 편성까지 해 2일 0시부터 2시간 동안 축구 결승전 전 장면을 방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기자들은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위성 송출 장비를 단 한 번도 쓰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북한에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터넷 속도가 경기 영상을 송출하는 데 충분하다 보니 시간당 이용 요금이 비싼 위성 장비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남북관계 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의 체류 비용 일부를 댈 수 있지만 북한의 ‘오판’ 탓에 날릴 돈까지 대주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결과적으로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낭비하게 된 것은 맞다”면서도 “북한이 숙식비를 대부분 내는 등 예전과는 달리 비용을 적극적으로 부담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선수촌 입촌료, 기자단 숙식비 등 약 2억원을 지난 3일 지불했다.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 체육대회에 참가해 비용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한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우리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서면 심의를 거쳐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의 인천아시안게임 체류 경비로 방송장비 임대료를 포함해 총 5억5000만원가량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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