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실적 부진에도 ‘모비스·위아’는 쌩쌩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액은 8조4140억원, 영업이익은 6890억원으로 예상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6% 증가한 1조7900억원으로 예상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노조 파업과 환율하락 등의 악재로 부진이 예상되지만 부품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가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부품업체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환율의 영향을 적게 받고 해외판매 증가와 해외 공장증설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자동차산업은 국내 생산물량의 70% 가까이를 해외에 내다파는 대표적인 수출업종이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국내 완성차 5곳의 매출은 연간 4200억원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적으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와 일본 도요타 캠리 간 가격역전 현상은 환율이 현대·기아차에게 얼마나 타격을 주는지 보여준다.

이 같은 약세속에서도 큰 형님의 부진을 아우격인 부품업체들이 다소 떠 받들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하나대투증권은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액은 8조4140억원, 영업이익은 689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 0.4% 증가한 수치다.

3분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공장 출하 증가율은 5.8%로 2분기의 4.1%에 비해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중국 출하 증가율이 7.6%에서 8.5%로 크게 상승한 점이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중국 매출을 지분법으로 반영하는 반면 현대모비스는 연결 매출로 인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차에 핵심 섀시 부품들의 공급량이 증가해 환율 하락에도 매출이 늘었다.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6% 증가한 1조790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 감소한 1350억원으로 전망된다. 현대위아의 매출 증가는 기아차 국내 공장의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9%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엔진 공장의 증설로 반조립제품(CKD)매출이 증가한 것 역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최 연구원은 “현대차 LF쏘나타 미국 생산물량이 없어지면서 3분기부터 연간 2000억원 상당의 매출 감소요인이 있지만 최근 인수한 쿠퍼 스탠더드의 매출액이 8월부터 반영(연간 800억원 규모)되며 일부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번째로 큰 매출을 차지하는 유럽지역의 마진이 지난해 0.2%에서 올해 2.7%로 개선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KTB투자증권도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액을 1조8000억원, 영업이익 14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8.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아차 국내 공장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는 점과 4륜구동 장착 비중이 높은 SUV 판매 호조 등에 따라 자동차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기계 매출액은 경쟁심화와 중국 업황 둔화에 따라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계열법인인 산동위아 증설에 대한 매출액 반영과 2013년 3분기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3.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현대위아는 그룹 내 가장 가시적인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어 내년 매출액 성장률을 15%, 영업이익 성장률 14%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부품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유럽·중국·남미 등 전략 지역에 현지 부품 공장을 다수 갖고 생산한 제품을 현지 완성차 공장에 납품한다. 판매대금을 달러로 결제받고 종업원 급여 등 비용도 달러로 계산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계열 부품업체들이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4분기부터는 기아차의 올뉴 카니발과 올 뉴 쏘렌토 신차효과 및 원·달러 환율이 개선되고 있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