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2년7개월째 흑자…76억달러 흑자에 “수출 호조”(종합)

경상수지가 2년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6억2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8월의 72억 달러보다 4억2000만 달러 증가한 것이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는 618억6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50억4000만 달러)보다 68억2000만 달러(12.4%) 많다.

한은은 올해 연간 84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나 지난해 세운 사상 최대 기록(799억 달러)을 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 또한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줄어들어 생기는 ‘내수 부진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 늘어 수출(2.4%)보다 증가 폭이 작았다.

다만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달 2.1% 감소했던 수입이 3.0% 증가로 돌아섰고, 수출도 0.8% 늘었다.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의 73억7000만 달러에서 77억3000만 달러로 소폭 확대됐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은 509억8000만 달러로 전월(489억2000만 달러)보다 4.2% 증가했다.

품목별(통관기준)로 보면 철강제품(25.1%), 선박(23.3%), 기계류·정밀기기(15.8%) 위주로 수출이 증가했다.

수입은 432억5000만 달러로 전월(415억5000만 달러)보다 4.1% 늘었다.

지난 24일 발표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수출·수입이 감소한 것과 달리 경상수지 수출·수입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정준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와 GDP통계는 각각 달러기준, 원화기준이라 환율 변동차가 있고, 경상기준과 실질기준에서 디플레이터 차이가 있다”면서 “또 GDP통계는 계절조정의 전기대비를 사용하는 반면, 경상수지는 계절조정 전기대비를 사용하지 않아 수치로 차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국장은 “수출은 기조가 중요한데, 아시다시피 증가율 기조와 디플레이터 및 환율을 감안하면 현재 수출이 상당히 좋은 호조를 보이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건설수지 개선 등으로 적자 규모가 전월 7억3000만 달러에서 9월 2억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전월의 7억7000만 달러에서 2억1000만 달러로 축소됐고 건설수지 흑자는 8억4000만 달러에서 11억1000만 달러로 커졌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지급 증가로 전월의 10억5000만 달러에서 6억1000만 달러로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3000만 달러 적자로 8월(-4억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한 달 새 78억 달러에서 87억6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해외 직접투자 확대로 직접투자 유출초가 전월의 7억5000만 달러에서 21억5000만 달러로 확대됐고,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로 5억 달러 유입초에서 35억2000만 달러 유출초로 전환했다.

기타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차입 상환 확대에도 불구하고 해외예치금 및 대출 회수 등으로 전월의 72억9000만 달러에서 18억8000만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