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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성(性)지 종묘공원] 장기·바둑 열기 속 지역별 주먹까지…암투 치열한 그들만의 세상

[노인의 성(性)지 종묘공원] 장기·바둑 열기 속 지역별 주먹까지…암투 치열한 그들만의 세상

기사승인 2014. 11. 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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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들이 몰려드는 종묘공원의 또 다른 모습
바둑 모자이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시민공원에서 노인들이 바둑을 두고 있다. / 사진=김종길 기자
노인들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곳곳에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이 하루를 가장 빨리 보내는 수단으로 삼은 것은 바둑과 장기다.

한 사람당 1000원씩, 바둑과 장기 모두 두 사람이 치러야 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바둑·장기판과 알을 빌리는 데는 총 2000원의 비용이 든다.

바둑·장기판을 빌리면 조각 난 은박 돗자리와 요구르트 2개를 서비스로 제공받는다. 게다가 이곳의 바둑·장기판은 대여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은 온 종일 바둑·장기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몇몇 노인들이 바둑과 장기를 소일거리가 아닌 도박처럼 여기기 시작, 내기 바둑·내기 장기의 판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어르신은 “대부분은 딱히 할 일이 없으니까 이곳에서 하루 종일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중 몇몇 ‘꾼’들이 있다. 그들은 눈빛부터가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들은 돈을 따기 위해 내기 바둑·장기를 두는 사람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땄다 싶으면 알아서 자리를 뜬다”고 덧붙였다.

평화로워 보이는 곳으로 보이지만 주먹들도 득실거린다. 많은 노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실제로는 그곳 주먹들의 서열에 따라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다르다.

이곳에서 만난 A씨(78)는 “20년 전만해도 서울 얘들이 잡고 있던 곳인데 어느 순간 경상도·전라도·충청도 얘들이 무리를 지으며 돌아다니면서 싸움도 하고 구역을 형성했다”며 “나 같은 사람은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없다. 한 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팀 = 이철현 정세진 박정배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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