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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루블 “러시아 전시상황”...‘사재기에 환전 소동, 뱅크런까지’

추락하는 루블 “러시아 전시상황”...‘사재기에 환전 소동, 뱅크런까지’

기사승인 2014. 12. 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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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RUBLE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러시아 국민들이 쇼핑몰로 몰려들고 있다. 출처=/ABC 뉴스
러시아가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혼란의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가하락과 서방 제재로 루블화가치가 폭락하면서 가능한 경제수단을 모두 동원했지만 휴지조각이 되어가는 돈을 살릴 방법이 없다. 펀더멘탈이 약한 신흥국을 넘어 제재를 가한 선진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대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민들이 루블화보다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TV나 랩탑등 가전제품 사재기에 나섰고 일부 은행들은 예금인출사태(뱅크런)에 현금이 바닥났다”고 보도했다. 일부 은행은 외화잔액이 100달러 밖에 남지 않은 곳도 있었다.

휴지조각이 되고 있는 루블화를 가진 시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환전소 앞에 줄을 서서 돈을 바꾸기 위해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서는 러시아발 외환위기를 거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경제 시스템 붕괴가 우려된다”며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위기가 1998년과 여러면에서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가하락과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이하 연준)의 긴축 국면등이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기 시작한 15일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달러당 1만2689루피아까지 떨어져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16일에도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동남아에서 비교적 안정적 경제구조를 갖췄다는 태국도 15일과 16일 양일간 증시가 12%나 빠졌고 브라질 헤알화는 10년만에 최저수준인 달러당 2.685헤알까지 떨어졌다.

최악의 시나리오는지금처럼 통화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신호만 보내도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세르게이 슈베초프 러시아 중앙은행(CBR) 부총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현 상황은 ‘위기’ 라고 말하며 “1년 전만 해도, 최악의 악몽으로라도 지금 같은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위기가 더 커진다면 제재를 가한 서방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CNN머니는 “루블화 폭락은 러시아 기업들이 채무를 달러나 유로로 지불할 수 없게 만든다”며 “제재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경우 러시아와의 한해 무역액이 약 954억 달러 (약 103조원)에 달한다. 이는 독일의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러시아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내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대해 제품 가격의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성명을 냈고 러시아내 판매가 주력인 포드나 폭스바겐의 경우 올해초 부터 6개월동안 지속적으로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는 일부 매장을 포함해 사업 확장 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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