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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에 ‘큰 역할’

교황,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에 ‘큰 역할’

기사승인 2014. 12. 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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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 관계 정상화 협상 개시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교황과 가톨릭 교회의 역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교황이 양국 지도자들에게 개인적으로 호소했던 것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교황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냈고 지난 여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도 편지를 보내 대화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런 움직임이 양국 관계 정상화에 큰 자극과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카스트로 의장에게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하라고 요청했고,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수감된 쿠바인들을 석방하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바티칸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쿠바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교황이 적극적인 역할을 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성명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작년 10월 미국과 쿠바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미묘한 양국 현안들을 논의하는 자리를 주선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마침 미국은 쿠바에 수년간 억류된 그로스의 석방을 위해 교황청이 나서 달라고 요청해왔었다.

바티칸은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양국 대표단의 방문을 받고 여러 미묘한 문제에 대해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건설적 대화가 가능한 사무실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또 “교황이 최근 몇 달 사이 미국과 쿠바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일부 수감자들의 상황을 포함해 인도주의적인 문제와 관련된 공동 관심사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교황이 주선한 지난해 10월 만남이 그로스 석방의 시작의 시발점이 되어 양국 관계 정상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올해 3월 오바마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났을 때에도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교황 이외에도 하이메 오르테가 쿠바 추기경 역시 쿠바 측 중재자로서 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 가톨릭의 최고위 성직자인 오르테가 추기경은 그동안 쿠바 정부의 개혁을 공개 지지하고 정치범 석방 등 각종 정치 현안에도 적극 개입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가톨릭계가 미국·쿠바 관계 복원에 중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쿠바가 가톨릭 전통이 매우 강한 나라라는 배경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쿠바에서 가톨릭계는 비정부 세력으로는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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