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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1% 금리시대 “대출받아 집 살까요?”

[취재뒷담화]1% 금리시대 “대출받아 집 살까요?”

기사승인 2015. 03. 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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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과 저금리 실수요 이끌어
정부의 부양의지에도 시세차익 투자는 주의가 필요
동탄신도시 견본주택
안양에서 소규모 고시원을 운영하는 박모씨(35)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문제 때문이다. 임대수입으로 사는 박 씨는 올초 부동산3법 통과와 분양시장 훈풍 소식에도 주택을 구매할 생각이 없었다. 7년간 소규모 임대업을 시작으로 착실히 돈을 모아온 그의 지론은 매매차익을 위한 부동산 투자는 피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1% 초저리 대출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2%대 주택담보대출로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박 씨 사례처럼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작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와 청약열기에도 동요하지 않던 사람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대부분의 30~40대들은 ‘전세난’과 ‘저금리’가 자신들을 주택구매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저금리와 전세난은 동전의 양면이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은행에 목돈을 맡기기보다 월세를 받는 게 이익이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고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또 더 이상 신도시나 택지지구를 조성하지 않겠다고 바람잡고 1%대의 초저금리 대출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기업들을 대상으로 임금인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한국판 아베노믹스다. 돈풀기에 규제완화로 건설사의 수익을 보장하고 임금인상으로 민간 소비의 숨통을 틔운다. 마지막으로는 임금 인상까지 ‘세개의 화살’이다.

지금까지 보면 정부 정책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세개의 화살이 연달아 과녁에 명중해 성과를 낼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일각에서 올해 건설사 분양 목표치가 50만가구에 육박하는 것을 두고 ‘팔수 있을 때 팔려는’ 건설사의 전략이라고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출받아 집을 사는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다. 다만 취재를 통해 분명해진 건 하나다. 높은 시세차익을 위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대출로 집을 사야 할지 묻는 지인들이 늘어가는 요즘 “욕심이 양심의 소리를 가릴 때 내리막길은 시작된다”는 어느 인문학자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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