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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36.5℃] 46년간 ‘근하신년’ 노하우·고객DB가 힘… 웨딩파트너로 재도약

[파워인터뷰 36.5℃] 46년간 ‘근하신년’ 노하우·고객DB가 힘… 웨딩파트너로 재도약

기사승인 2015. 03.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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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비핸즈카드(구 바른손카드)대표
크리스마스 카드·연하장 사업 줄이고
웨딩·디자인·인쇄 등 잘하는 것 집중
中·日·美 등 해외시장 확대 청신호
체질개선·행복경영이 변화 밑거름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새로운 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카드 매장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손글씨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카드가 안 팔린다는 뉴스만 매년 쏟아진다. ‘카드’하면 대표되는 ‘비핸즈카드(구 바른손카드)’는 계속되는 시장침체에 지난해 8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KT출신으로 정보기술(IT)쪽으로 전문가지만 ‘해외시장 확대’ ‘신사업 추진’ 등 비핸즈카드의 성장 모멘텀과 맞아 떨어지면서 영입을 결정했다. 매주 화수금은 파주 본사 대신 서울 을지로 디자인하우스를 찾는 윤영호 대표(44)를 만났다.

“회사는 그동안은 한 우물을 파고 있었는데, 그 우물이 이제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다 보니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었죠. 신사업 경험과 전략 기획 등 그런 쪽으로 경험이 많아 영입된 것 같아요. 저 역시 오너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그가 처음 비핸즈카드에 들어오면서 단행한 것은 ‘체질개선’이다. 특히 직원들의 시간관념을 철저히 바꿔놓았다. 회의 시작시간도 없이 오전 내내 이뤄지던 회의를 과감히 없애고 되도록 1시간 안에 모든 회의는 마치도록 했다. 또 사내 인트라넷, 메신저 등을 강화해 간단한 내용은 빠르게 결정하도록 했다. 근무시간 안에 일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야근도 줄었다.

자신의 시간은 곧 회사의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일정도 모두에게 공개했다. 직원 누구나 사장의 일정을 잡을 수 있고, 사장은 당연히 그 스케줄에 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책임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숍매니저 제도를 도입해 자신이 맡은 사이트는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성과를 내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등 끊임없이 직원들 스스로가 진화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는 46년 역사 중 최저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12월부터는 느낌이 좋아요. 매출뿐 아니라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달라지는 등 조금씩 변화가 느껴져요. 이는 곧 실적에도 반영돼 2월에는 영업일수가 15일에 불과했음에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목표달성을 이루기도 했고요. 그동안 의기소침했던 직원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변화를 무조건적으로 몰아치지는 않았다. 그가 내세우는 것은 ‘행복경영’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고, 고객의 행복은 회사의 행복과 이어지고 회사가 행복하면 주주가 행복하며, 또 주주는 마땅히 직원들에게 그 행복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작점인 직원의 행복이 중요하다.

직원의 행복을 위해 그는 오는 5~6월 동국대학병원과 연계해 연간 30만원짜리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회사가 직원의 건강도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직원 자녀 학자금 제도 및 직원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자기계발비를 지원해주고 초중생 입학 축하금, 고등학교까지는 100%, 대학교는 50% 학자금을 지원해준다. 근속연수 3년 미만은 자녀 1명, 3년 이상은 모든 자녀가 적용돼 대기업과 달리 근속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그 회사에 오래 다니는 직원이 많은 것이 곧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조정·구조개혁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타고난 성품과 능력을 살아가면서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을 가지게 되면 당연히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게 되죠.”

그는 생일을 맞은 직원을 위해 손수 생일카드를 일일이 작성한다. 쓰는 순간만큼은 그 직원을 생각하고 또 그 직원을 알아야 쓸 수 있기 때문에 받는 직원도 그만큼 감동받는다. 스스럼없이 직원들에게 다가가려는 대표의 노력으로 직원들도 격의 없이 지낸다.

이렇게 안에서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면서 그는 해외시장과 신사업 공략에 집중하며 올해 매출 3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켓이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되는 크리스마스 카드·연하장은 올 사업계획에서 과감히 뺐다. 대신 시장성 있는 청첩장 강화와 웨딩사업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비핸즈카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호주·유럽 등에 진출해 있다.

“외국은 평균 하객수가 60~70명으로 소규모를 위주로 하고 있지만 청첩장의 구성품도 3~4가지 정도에다 장당 가격은 3~4달러로 우리나라의 400원에 비해 10배 수준입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100만달러 수출을 넘어섰고 올해 역시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요한 시장이지요. 중국 역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해외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국가마다 미적감각은 다르지만 가공기술에 있어서만큼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비핸즈카드는 일본 시장에서는 몇 번의 카드부문 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미국에서도 오는 5월27일 열리는 카드문구펜시용품 박람회 ‘NSS(NATIONAL STATIONARY SHOW)’에 카드부문 세계 파이널 리스트에 두 회사와 함께 국내회사로는 유일하게 올랐다.

“카드가 없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란 것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카드시장을 선도해온 기업이 바로 비핸즈카드입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웨딩·디자인·인쇄·고객 DB입니다. 연간 17만쌍 이상 우리를 통해 결혼을 알리고 있고, 그 고객 DB가 46년 쌓여 있습니다. 이 자원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 등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그는 연내 서울 을지로 3가에 위치한 서울사옥을 매각해 웨딩관련 업체들이 몰려 있는 강남 학동사거리에 직매장을 개설하는 등 웨딩관련사업의 허브를 구축할 생각이다. 웨딩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킹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자연스럽게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도 손잡고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내에 비핸즈 청첩장을 판매하는 코너도 개설했다.

“이제 어느 정도 첫단추는 끼웠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단추를 끼워야 하는데, 당장은 3~4월 매출이 급하고, 중기적으로는 연중에 CI나 비전 수립을 하려고도 합니다. 회사가 오래된 반면 비전이라든지 사명이라든지 성립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더라고요. 장기적인 성장 비전에는 역시 글로벌화라든지 신성장 동력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단 한명이라도 신입사원을 정기적으로 뽑으려고 하고 있고, 대학생 인턴십 등을 실시해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윤영호
윤영호 대표가 그동안 비핸즈카드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카드 전시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성일 기자 rnopark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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