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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담화] “금감원은 호랑이 노릇 말라, 독수리가 돼라”

[취재 뒷담화] “금감원은 호랑이 노릇 말라, 독수리가 돼라”

기사승인 2015. 04.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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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금감원 임원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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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늦은 오후 우리은행 안성연수원.

금융사들을 벌벌 떨게 하는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꾸벅꾸벅 졸며 강연을 듣고 있었다.

강연의 주인공은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김 교수는 2008년 4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금감원 부원장보를 거쳤던 금감원 전직 임원이다.

금감원에 오기 전까진 국민은행 부행장(전략부문)으로 일해 금융시장과 학계, 금융당국의 전반을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

지금은 금감원의 옴부즈맨을 맡아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 교수는 이날 장장 3시간에 가까운 강연을 했다.

강연에 참석한 한 팀장은 “오후 7시가 다 돼서 강연을 끝내주셨다”고 전했다.

그가 긴 시간을 할애해 감독당국에 주문한 ‘잔소리’(?)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금감원이 ‘호랑이’ 노릇을 그만두고 ‘독수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금감원의 지금 감독업무 방향이 ‘호랑이’라고 진단했다.

호랑이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기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배설을 해둔다. 그리고 그 영역으로 들어오는 먹잇감을 여지없이 잡아먹는다.

은행, 보험, 제2금융, 자본시장 등 금융업권 여기저기에 온갖 규제(배설물)를 뿌려 영역을 확인하고 거기에 걸려드는 금융사를 죽이는 행태를 ‘호랑이’라고 비판한 것.

김 교수는 금감원이 ‘독수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수리는 좁은 시야에 머무는 호랑이와는 달리 높은 하늘로 올라 전체를 조망한다. 높이 날다보니 먹이를 사냥하는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행동을 하거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고 확실한 먹잇감만을 잡아챈다.

금융권에 적용해보면 큰 틀에서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하도록 풀어주고 높은 상공에서 전체 금융시장을 바라보다 정말 시장을 교란시키는 금융사들만을 순식간에 징계하는 방법이다.

금감원의 한 간부는 “금융시장 전체를 넓은 시야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은 정말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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