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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불황형 흑자…커지는 ‘D의 공포’

저물가·불황형 흑자…커지는 ‘D의 공포’

기사승인 2015. 04.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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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 저물가에 이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추락하면서 장기불황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저물가는 더 이상 경제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여겨질 정도로 고착화된지 오래다.

그나마 1%대에서 간신히 버텨내 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0%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의 ‘215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 0.8%, 2월 0.5%, 3월 0.4%를 기록했다.

특히 3월 0.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담뱃값 2000원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기여율을 빼고 나면 소비자물가가 사실상 마이너스다.

문제는 저물가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게 일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에 참석해 “저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며 그동안 언급 자체를 꺼리던 디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냈을 정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은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진입하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물가상승률이 0.4%라는 것은 디플레이션 초입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인다”고 말했고,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전략투자팀장도 “전반적 상황을 보면 디플레이션으로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품목군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주도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지난해 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진입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의 첨병 수출도 뚝 떨어지면서 장기불황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상품수지에서 수출과 수입은 406억달러, 33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각각 15.4%, 21.9% 줄었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수입도 함께 떨어지면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6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45억4000만달러)에 비해 41.9% 증가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내용으로 들어가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경상수지 성적표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결과 즉 ‘불황형 흑자’라는 오명을 받고 있어서다.

오정근 특임교수는 “유가 하락분을 제외해도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낮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정부가 단발성 위주의 경기부양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이면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힘을 얻고 있다.

임노중 팀장은 “자칫하면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제로금리, 일본식 양적완화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접근을 잘못됐다”면서 “가계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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