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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스승 고이즈미, 당내 무라야마담화 ‘부정’ 목소리 무릅쓰고 계승”

“아베 스승 고이즈미, 당내 무라야마담화 ‘부정’ 목소리 무릅쓰고 계승”

기사승인 2015. 04. 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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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서 역사에 관해 어떤 언급을 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그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앞선 행적이 재조명 받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靖國)신사를 6차례나 참배해 한일·중일 관계를 악화했지만,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이 낳은 결과에 관해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명확히 한 무라야마(村山)담화를 계승했기 때문이다.

19일 도쿄신문은 사민당 출신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재임 중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에 관해 당시 자민당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일본 패전 60주년인 2005년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이를 인용, 같은 해 패전일 (8월 15일) 고이즈미 담화에서 핵심 내용을 계승해 무라야마담화에 관한 반발을 사실상 진화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5년 4월 22일 반둥회의 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전에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 대해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이런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수용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뜻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후략)”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담화 작성에 관여했던 전직 일본 고위 관료는 “자민당 안에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있는 상황에서 고이즈미담화는 자민당의 총리가 (무라야마담화) 답습을 명확히 한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도쿄신문에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가 과거 담화의 핵심 단어를 빼면 미국이나 주변국으로부터 ‘역사 인식을 바꿨다’는 의심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반둥회의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덕에 다음날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악화한 중일 관계를 수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아베 총리 역시 무라야마담화를 비롯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했으나 담화의 핵심 표현 중 하나인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지 않아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평가한 고이즈미 전 총리의 사례에 비춰보면 반둥 회의 연설은 전후 70년 담화의 내용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반둥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접촉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측은 전후 70년 담화의 내용을 지켜보고 나서 중일 정상회담 여부를 판단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아베 총리의 연설이 역사에 관해 두루뭉술하게 반성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반둥회의에서 시 주석과 의미 있는 접촉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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