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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중대 이사장, ‘막말 파문’ 하루 만에 전격 사퇴 왜?

박용성 중대 이사장, ‘막말 파문’ 하루 만에 전격 사퇴 왜?

기사승인 2015. 04. 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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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반대 교수에 '목 챠주겠다' 막말 이메일 파문
검찰 수사 물망에 오른 부담도 한 몫한 듯
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인 박용성(74) 두산중공업 회장이 21일 모든 직책에서 전격 사퇴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이사장이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을 향해 ‘목 쳐주겠다’는 막말 이메일을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사실이 이날 오전 알려진 뒤 하루도 안돼 사퇴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막말 파문 속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의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박 이사장 쪽으로 쏠리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은 박 이사장의 소환 시기를 검토하고 있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최근 중앙대와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중앙대 이사장,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박 이사장은 “최근 학교 구성원간 대화를 통해 학사구조 개선안에 대타협을 이뤄냈다”며 “사임을 결정한 데는 이런 학내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함의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의 전격 사퇴 발표는 막말이 담긴 이메일을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사실이 이날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된 지 한나절 만에 이뤄졌다. 이메일은 지난달 24일 박 이사장이 이용구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것이다.

이메일에는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며 “그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며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적었다.

이메일에서 언급한 그들은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다.

앞서 비대위 교수와 학생들은 중앙대가 지난달 ‘학사구조 선진화방안’을 발표한 이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대학 본부의 일방적인 학사구조 개편안”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박 이사장의 사임은 ‘막말 이메일’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그가 검찰의 수사 물망에 오른 것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이 중앙대 본교와 안성캠퍼스 통합과 중앙대와 적십자간호대를 합병하는데 중앙대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중 박 이사장이 합병 실무를 맡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검찰은 박 이사장의 소환 여부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막말 이메일 파문까지 터지자 박 이사장은 모든 직책의 사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대학가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박용성 이사장은 2008년부터 중앙대 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2005년 11월 ‘형제의 난’ 이후 두산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했다가 15개월만인 2007년 3월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학내에서는 갑작스러운 사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오늘 오전 막말 이메일 뉴스를 접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이사장 사퇴 소식을 들었다. 학내에서 사퇴 압박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당혹스럽다”며 전했다.

김재경 학생공동대표위원장는 “이사장의 사퇴를 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학교 재단비리나 구조조정과 관련한 남은 문제에 대해 검찰 조사 등 사실 관계를 명확히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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