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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채권단, 박삼구 회장에 ‘1조원’ 수의계약 제안

금호채권단, 박삼구 회장에 ‘1조원’ 수의계약 제안

기사승인 2015. 05.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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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수용여부는 미지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산업 매각에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채권단측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안팎의 몸값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박 회장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6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55개 채권단은 7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모여 지난달 단독입찰한 호반건설의 유찰을 확정짓고, 향후 박삼구 회장과의 직접 수의계약 여부를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제3자의 매수 금액을 박 회장에게 우선 제시하는 방법을 취하려 했는데 호반건설에서 너무 낮은 금액을 제시해 이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며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하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일 것 같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공개입찰을 통해 제3자로부터 매수 금액을 제시 받은 뒤 이를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에게 물어보던 방식을 시도했지만 단독입찰에 참여했던 호반 건설이 6007억원을 써내면서 채권단이 부결을 결정한 바 있다.

채권단은 회계법인 2곳을 선정해 금호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을 결정, 박 회장에게 제시하게 된다.

채권단이 원하는 매각 금액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원에서 4000억원이나 많은 1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출자전환 등으로 3조원 가량 투입한 채권단의 입장에선 최소 30% 수준인 1조원은 손에 쥐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 회장도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채권단에서 매각을 원하는 지분 57% 전량을 매수할 가능성은 없다. 박 회장이 가용할 재원이 제한 적인데다 그룹 지배권을 행사할 지분만 인수해 매각 가격을 최대한 줄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리조트’ 등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매수자는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아시아나IDT 등 항공계열사와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통영마리나리조트·워터파크·아시아나컨트리클럽 등을 보유한 금호리조트 등과 같은 알짜 계열사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박 회장과 수의계약이 무산되면 공개 매각 등을 통해 제3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 경우 지난번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사모펀드 등이 다시 뛰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인수가가 대폭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또 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제3자와 수의계약을 맺거나 매각이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공개 입찰을 하는 도중 제3자가 채권단이 납득할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 경우 수의계약도 가능하다”며 “이 또한 무산된다면 금호산업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장기 표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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