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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한진 3세, 자금줄 ‘유니컨버스’ 지배력 강화 나서

[마켓파워]한진 3세, 자금줄 ‘유니컨버스’ 지배력 강화 나서

기사승인 2015. 07.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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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보유 10%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오너일가 지분 100%로 높아져
그룹 내 일감통해 몸집 불리기 가속화할 듯
유니컨버스-지분율-현황
지주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한진그룹이 3세 승계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알짜 계열사 ‘유니컨버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100%로 높이며 향후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마련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유니컨버스가 ‘삼성SDS’와 같이 향후 3세들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이 낮은 3세들이 향후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상속 받을 시 세금 마련을 위한 창구로 유니컨버스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룹 일감으로 성장해온 유니컨버스가 몸집 불리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컨버스는 지난 19일 한진정보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10%(2만6018주)를 자사주로 매입한 후 무상 소각(감자)했다.

감자 비율은 전체 보통주 10%로, 감자 전후 자본금 변동은 없다. 즉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 수만 줄게돼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 가치만 높아지는 셈이다.

유니컨버스는 조 회장(5.5%)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38.9%).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7.8%),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27.8%)가 보유하고 있는 IT서비스 업체로,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90%에서 100%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됐다. 한진정보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유니컨버스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대한항공→한진정보통신→유니컨버스→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가 정리됐다.

일반적으로 유니컨버스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 0.04%가 해소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오너 3세의 직간접적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유니컨버스의 보유 지분을 해소하기보다는 증손회자 고리(한진정보통신→유니컨버스)를 끊어버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유니컨버스가 지주사 한진칼과 함께 경영권 승계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너 개인 화사인 유니컨버스를 활용해 조 회장의 지분 승계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15.63%(820만2034주)의 지분가치는 30일 종가 기준(2만7400원) 약 22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증여·상속세만 100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 조 회장은 (주)한진 6.9%, 토파스여행정보 0.7%, 한진정보통신 0.7%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오너 3세들은 지주사 한진칼 지분 2.5%씩 보유하고 있으며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 지분은 갖고 있지 않다.

2007년 설립된 유니컨버스는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진에어 등 그룹 계열사의 IT일감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9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20억원을 기록하며 223% 급등했다. 영업이익도 5년새 2억원에서 23억원으로 1000% 넘게 증가했다.

매년 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매출액 269억원 중 그룹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66%(178억원)였으나 지난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78%로 12%포인트 증가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증손회사인 유니컨버스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하기 때문에 그룹 내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며 “동시에 마지막 남아있던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이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투자부문을 합병했다. 지난해 8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한 한진그룹은 지난해 11월 한진칼이 상장자회사 지분요건 20%를 충족하기 위해 대한항공 지분 29.95%를 공개매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진은 한진칼 지분 5.3%를 매각함으로써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진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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