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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롯데의 ‘후계싸움’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롯데의 ‘후계싸움’

기사승인 2015. 07. 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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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주장하는일본롯데홀딩스우호지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로 발발된 롯데의 후계싸움이 이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측이 주장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다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이 각각 해임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배경에 대한 주장도 서로 달랐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로가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후계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갈리고 있는 부분이라 관심을 모은다.

△ ‘과반’ vs ‘3분의 2’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린다고 해도 이미 과반수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법적으로 지분 분포 공개 의무가 없는 비상장법인이어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신 회장의 지분 20% 외에 우리사주 지분 12%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사인 광윤사 지분 27.65% 등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30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현지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알려진 지분구조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그는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대표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지분 33%를 가지고 있고, 나는 2%에 못 미치지만 32%의 종업원 지분(우리사주)를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면서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광윤사의 지분율이 다르다. 또 20% 안팎으로 두 형제가 비슷하게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지난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28일 이사회에서의 전날 있었던 구두 해임(신동주 전 부회장측 발표) 무효 결정은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구체적인 지분 내역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장담할 만큼 확보한 상태임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 ‘억지 구두해임 유도’ vs ‘아버지의 지침’

신동주 전 부회장은 7월27일의 사태에 대해 ‘쿠데타’가 아닌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창업 이래 롯데 인사는 신 총괄회장이 모두 결정해왔다”면서 “이번 건 또한 아버지의 지침이었다. 인사는 통상 구두로 한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9일 아버지를 뒤따라 한국으로 입국한 배경에도 다시 한번 아버지의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의 입장은 다르다. 27일 신동빈 회장의 해임 발표와 관련해 한국 롯데측에 내용이 전혀 공유된 바 없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총괄회장을 억지로 모셔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 ‘실적부진’ vs ‘경영성 왜곡’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한 배경에 대해서도 서로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발표 이유에 대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중국 사업과 한국 롯데의 사업실적을 신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신 총괄회장이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쪽 롯데의 경영을 모두 맡을 거라는 보도가 나오는 사실조차 신 총괄회장이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자신이 지난해 말 일본 롯데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에도 신 회장이 왜곡된 정보를 신 총괄회장에게 전달해 영구추방된 상태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 건은 일본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경영 성과에 대한 결과”라면서 “또한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은 시작단계부터 총괄회장의 보고와 지시에 따라 전 과정이 진행된 만큼 매번 계열사 보고시 사업실적 보고를 총괄회장이 직접 받았고, 보고가 누락되거나 거짓보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해외매출 11조원 중 30%가 중국에서 이뤄질 만큼 성과를 거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운명이 판가름날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롯데그룹 측은 임시 주주총회는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관규정에 없는 명예회장직을 신설하기 위함이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이사진 교체 안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일본에서 우호지분을 다지고 있는 신동빈 회장과 아버지와 친족의 지지를 얻으려는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싸움은 누가 진실을 이야기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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