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회 건물이어도 종교 활동과 무관하면 세금 내야”

비과세 혜택을 받는 종교시설이라도 탁구장 등 종교 활동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는 면적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길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호제훈 부장판사)는 종교재단이 동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등록세 등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A교회는 2007년 교육관과 주차장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면서 취득세와 등록세를 전액 감면받았다.

이후 동대문구는 이 교회가 당초 신고한 건물사용내역과 달리 일부 공간을 예능교실과 탁구장 등 직접적인 종교활동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 2013년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등록세와 취득세, 재산세 등을 부과했다.

재단 측은 건물 전체를 종교목적으로 직접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과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방세법상 비과세 요건이나 조세감면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이 교회의 목적사업에 사회교화 및 봉사에 관한 사업, 복지사업 등이 규정돼 있다고 하더라도 비과세대상이 되는 부동산은 예배와 포교 등 종교목적에 필수불가결한 재산에 한정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건물 2층 탁구장을 주일학교 공부방이나 탁구대회 장소로 활용했다 해도 이는 예배, 포교와 같이 종교목적에 필수불가결한 활동이라기보다는 복지활동 내지 사회봉사활동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용도구분에 의해 비과세대상에서 제외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