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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롯데그룹 곳곳 ‘세무조사 방패’ 사외이사

[마켓파워]롯데그룹 곳곳 ‘세무조사 방패’ 사외이사

기사승인 2015. 08.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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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동빈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에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가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내건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다짐과는 거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영입으로 해당 기업에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 때 ‘전관예우’ 등의 도움을 받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롯데그룹의 8개 상장사 중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있는 기업은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제과·롯데하이마트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과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한 박동열 호람(세무법인) 회장은 지난해 3월 롯데쇼핑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쇼핑은 2013년 7월부터 8개월간 서울지방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통해 650억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직후 박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정병춘 고문은 2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5년 가까이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광주지방국세청장·국세청 차장 등을 거쳤다.

2009년 10월 롯데하이마트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68억원의 추가세금 납부 제재를 받았다는 점은 그의 선임 배경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박차석 롯데제과 사외이사와 김용재 롯데칠성음료 사외이사는 각각 대전지방국세청장과 중부지방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거쳤다. 공교롭게도 롯데제과 대전공장과 롯데칠성음료 안성·오포공장이 이들이 관할했던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사회이사들이 기업의 방패막이가 아닌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갖춘 인사들이 발탁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기업들이 유력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대관업무에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영진의 입장이 아닌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이 사외이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롯데의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들은 선임 배경과 과거 업무와의 연관성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세청과 롯데그룹도 이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간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이들의 사외이사 활동은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의 개인적인 영역이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 관계자는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는 자금관리 등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며 “이들의 영입은 세무조사 등과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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