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정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60)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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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톈진(天津) 빈하이(濱海)신구 탕구(塘沽)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 리커창.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 정계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서방 소식통의 28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전망은 결코 무리하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각종 대형,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게다가 증시도 폭락하는 등 경제 사정 역시 좋지 않다. 당연히 민심이 흉흉하다. 누군가가 희생양이 돼 이반된 민심을 추스릴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62)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책임을 지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대안은 리 총리밖에는 없다. 더구나 그는 시 총서기 겸 주석이 훈수를 하기는 하나 경제 전반의 운영을 책임 지고 있다. 희생양으로서는 진짜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 번 인사를 하면 여간해서는 흔들지 않는다. 또 총리를 경질시킬 경우 더 큰 불안이 도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를 경질하는 것이 불붙는 집에 기름을 끼얹는 최악의 악수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증시를 비롯한 경제 전반이 계속 악화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여러 부작용을 감수하고 그를 경질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기가 언제쯤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무래도 정치적 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3월 열릴 양회(兩會·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자문기구인 정치인민협상회의) 석상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명예롭게 퇴진을 시킬 경우는 2017년 가을에 열릴 전당대회인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 석상이 될 개연성 역시 농후하다. 자연스럽게 1기 임기를 마치게 만든 다음 물러나게 하는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어떤 형식으로 희생양이 되든 그가 장수 총리로 남지 않을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