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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일년 내내 지속…연간 교역 1조달러 달성 적신호

불황형 흑자 일년 내내 지속…연간 교역 1조달러 달성 적신호

기사승인 2015. 09.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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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출입-증감률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통계 집계 이후 최장 기간인 4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썩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출입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흑자’가 올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전월(121억1000만달러)보다 20억달러 축소된 10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흑자규모는 62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71억1000만달러)보다 151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980억달러에 이르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흑자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일년 내내 전년 동월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은 지난 1월부터 매월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국내에 달러가 많이 들어와 원화가치가 높아진다. 이 경우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은 타격을 받고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경상수지는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아가며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수출이 다시 늘어난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수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위의 과정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될 경우 전반적인 무역 감소로 수출입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인한 설비투자 감소, 일자리 감소, 대외경쟁력 악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며 국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유가하락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 둔화 등은 수출 증가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역구조를 비롯해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당분간 ‘불황형 흑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4년간 달성했던 ‘교역 1조달러’가 올해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까지 교역액은 6507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3500억달러 가량을 추가 달성해야 1조달러를 채울 수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원·달러 환율이 1180원대까지 상승해 수출 경쟁력 확보에 희망이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환율이 수출에 영향을 주려면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최근 환율 상승이 당장 수출을 견인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심혜정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무역 1조달러 달성 가능성은 있지만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이 불투명하고 중국 경기 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등 부정적 요인들이 산재돼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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