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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총기난사범 크리스 머서....혼혈이면서도 백인 우월주의, 총에 집착한 은둔형 외톨이

오리건 총기난사범 크리스 머서....혼혈이면서도 백인 우월주의, 총에 집착한 은둔형 외톨이

기사승인 2015. 10. 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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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주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 총기난사범 크리스 하퍼 머서(26)
미국 오리건주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의 총기난사범 크리스 하퍼 머서(26)는 총기에 집착했던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리건주 경찰청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의 범인이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생으로 등록돼 있는 26세의 크리스토퍼 숀 하퍼-머서라고 발표했지만 그외 그의 신원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그의 출생지가 영국이며 어릴 때 미국으로 왔다는 얘기가 있으나, 1989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출생한 기록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머서가 혈통상 혼혈이고 생모인 로렐 하퍼가 흑인이라는 점, 그리고 어린 시절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보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더 데일리 비스트’라는 인터넷 매체가 전한 게리 에번스(62)라는 머서 이모부의 얘기로는 머서의 생부는 백인, 생모는 흑인이었고 이들은 머서가 태어났을 때 이미 갈라선 상태였다. 에번스는 머서의 생부와 생모가 서로 결혼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머서의 아버지로 알려진 이언 머서는 몇 년 전 다른 여성과 결혼해 캘리포니아 남부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타재너라는 도시에 살고 있다. 다만 그가 머서의 생부인지 양부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머서의 생모와 10여년 전 이혼했다.

이언 머서는 이 사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 당장은 아무런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 답하고 싶지 않다”며 “나와 내 가족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인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언 머서와 함께 사는 10대 의붓딸 카먼 네스닉은 미국 CBS와 N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으며 엄마(네스닉의 모친이며 이언 머서의 현재 부인)는 안에서 울고 계신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네스닉은 마지막으로 의붓오빠 머서와 얘기한 것이 약 1년 전이라고 밝혔다.

네스닉은 머서를 만난 적이 몇 차례밖에 없지만 그가 “배려하는 마음씨를 가지고 힘이 돼 주는” 이였다고 말했다.

네스닉은 머서에 대해 “항상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원했다. 자기가 슬프거나 화가 나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북돋아 주려고 노력하곤 했다”고 전했다.

네스닉은 의붓오빠 머서가 종교적인 사람도 아니고 종교에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었다며 가족은 기독교를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머서가 1일 범행 당시 기독교에 대한 증오를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한 점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주목된다. 머서는 범행 당시 피해자들에게 기독교인인지 물은 후 맞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곧 하나님을 만나겠군”이라고 말하고 총을 쐈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얘기다.

머서는 2013년 오리건 주로 이사가기 전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로스앤젤레스 근교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보냈으며, 특수아동을 위한 학교를 나왔다. 청소년기나 그 전부터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웃들은 머서의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그를 과잉 보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머서는 2008년 11월 육군에 입대했으나 불과 한 달만에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지 못하고 쫓겨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서가 평소 내성적이고 말이 없었지만 유난히 권총과 소총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정기적으로 어머니와 함께 사격장에 가기도 했다는 이웃들의 말을 전했다.

머서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는 한 이웃은 “총과 사냥에 대해 얘기할 땐 숨기는 게 없었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그는 6정의 총기를 갖고 있었으며, 어머니와 사는 아파트에서도 7정의 총이 더 발견됐다. 이 총기들은 모두 최근 3년 사이에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들이라고 수사 관계자는 밝혔다.

AP통신은 머서와 그의 어머니가 사는 더글러스 카운티의 윈체스터에 있는 아파트에서 그의 아래층 이웃이었던 브론티 하트라는 여성이 머서에 관해 내린 평가를 전했다.

하트는 머서에 대해 “정말 퉁명스럽게 보였다”며 “이런 희미한 불빛 아래 발코니에서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있곤 했다”고 말했다.

또 머서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도 위층에 살고 있으며 사건이 발생한 날 이 여성이 “눈이 터질 것처럼 울었다”고 하트는 전했다.

머서의 것처럼 보이는 온라인 블로그에는 총기 난사 사건들에 관한 게시물이 여러 건 실려 있으며, 사건 전날 올라온 마지막 게시물은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총격 살인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관한 것이었다.

이 블로그의 주인은 올해 8월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TV 생방송 도중 총격 사건의 범인에 대해 언급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죽일수록 더 크게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머서는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데이트 친구 찾기 사이트 등에서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인 사람”이라며 “조직화된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소개해 왔다. 또 자신이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한 번도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다고 말해 왔으며, 다른 네티즌이 이에 대해 “나중에 특별한 사람을 위해 자신을 아끼고 있군요”라고 말하자 “그렇죠. 제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친구도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아일랜드공화국군(IRA) 등 준군사조직 성격의 테러단체와 군사 역사에 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어머니가 흑인인데도 그가 백인 우월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내 온 점도 주목된다. 그는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세운 흑인 민권 시위에 대해 매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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