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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 등재 유교책판, ‘집단지성’ 가치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 등재 유교책판, ‘집단지성’ 가치 인정받아

기사승인 2015. 10.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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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각 내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교책판이 보관된 한국국학진흥원 내 장판각 내부./제공=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은 지역 공동체 지식인들이 ‘집단지성’을 이뤄가며 자발적으로 만든 기록물이다.

유교책판은 15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목판으로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718종 6만4226장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유학자의 문집, 성리학 서적, 족보·연보, 예학서(禮學書·예법에 관한 책), 역사서, 훈몽서(訓蒙書·어린아이를 위한 책), 지리지 등이며, 경북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존·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1460년에 판각된 보물 제917호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과 1598년 만들어진 이우의 ‘송재선생 문집’ 등 가치가 탁월한 것들도 있다.

유교책판은 종교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국가 주도로 제작한 해인사 대장경판과 달리 여러 지역의 지식인 공동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든 점이 특징이다.

지역 지식인들은 문중, 학맥, 서원, 지역사회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꾸려 모든 제작 과정을 수행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공론(公論)에 의한 공동체 출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문학과 정치, 경제, 사회, 대인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인륜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판은 스승과 제자를 잇는 매개체가 됐으며, 유학자들은 책판을 통해 500년 가까이 아날로그 방식의 집단지성을 형성했다.

또 유교책판은 서책의 유일한 원형이자 세상에 단 하나만 있는 원본으로서 희소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목판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상당수가 사라지거나 훼손됐다. 책판을 보유하고 있던 민간에서 땔감이나 빨래판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2년 한국국학진흥원이 목판 10만장을 수집하는 운동을 벌여 6만여장을 수집했고, 현재는 진흥원 내 전용 수장시설인 장판각에 보관돼 있다.

각각의 책판은 규격이 가로 450∼600㎜, 세로 180∼250㎜, 두께 20∼30㎜, 무게 2000∼3000g이다. 한 면에는 글자 18∼20개가 세로로 조각된 행(行)이 평균 10개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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