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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최태원 회장의 ‘파괴적 혁신’…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답 있다

[취재뒷담화]최태원 회장의 ‘파괴적 혁신’…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답 있다

기사승인 2015. 11.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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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스피치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5 SK CEO세미나’에서 클로징 스피치를 하고 있다. /제공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년만에 주재한 제주도 CEO 세미나의 최대 화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었습니다. 옥 중에서 관련한 책을 집필할 정도로 생각이 깊었던 최 회장이 그룹 전체에 전파하기 시작한 셈입니다.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이에 따른 정치권과 정부의 압박을 기업 경영의 최대 리스크이자 기업 장수의 가장 큰 걸림돌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SK그룹이 영위하는 정유나 통신사업 등의 특성상 정부의 의지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특히나 그렇습니다.

정유업의 경우 국제적으로 유가가 크게 올랐던 이명박 정부 당시 기름값 담합이나 폭리를 일삼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치부되면서 정부는 이들을 쥐어짜기 위해 알뜰주유소 등을 만들어내며 압박해 온 게 사실입니다. 통신사업 역시 보조금을 비롯한 점유율 경쟁에서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 하나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제주도 CEO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사회와 국가의 기대 부응과 우리의 생존·성장을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각 위원회, 각 관계사는 국가차원 관점에서 청년실업 문제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역할과 지원방안도 찾아달라”고 말했습니다.

혹자는 구체적인 기업 재편과 투자 내용이 빠진 형식적인 멘트로 받아 들였을 수 있지만 최근 불거지는 많은 문제들을 봤을 때 SK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업 경영의 최대 불확실성을 타개하는 돌파구로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책을 집필하는 동안 옥 밖에선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 벌어졌고 석방된 후에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이같은 바람을 타고 영화 ‘베테랑’은 크게 히트를 쳤고 대기업에 대한 반감은 다시 사회 전반에 번졌습니다.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타고 정치권은 기업들을 압박했고 정부는 각종 경제정책과 지원전략을 새로 짰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파괴적 혁신과 강한 기업문화로 위기를 돌파하자”는 최 회장의 발언은 기존 대기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깨부수고 혁신해 최소한 SK만은 지탄의 대상이 되지 말자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8월, SK를 통해 총 1000억원을 저소득 노인 주택 건설에 쏟아붓겠다고 발표했고 북한 도발시 전역을 미뤘던 군인들의 특별채용을 앞두고 있습니다. CEO 세미나 주재 이후엔 전 계열사가 나서서 하루가 멀다하고 사회공헌활동과 방안들을 꺼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재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기업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사회공헌 규모와 수준을 고민하고 필요악으로 여기는 측면이 있었다면 SK는 최 회장 사면 이후 기업 이미지를 바꿀 만큼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요한 건 진정성입니다. 최 회장과 SK의 ‘파괴적 혁신’이 국민들 정서에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이를 벤치마킹한 다른 기업들에까지 번져 한국에 바람직한 대기업 문화가 뿌리 내리는 토대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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