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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조선에 4530억원 지원…고강도 구조조정 돌입

채권단, STX조선에 4530억원 지원…고강도 구조조정 돌입

기사승인 2015. 12. 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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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이 4530억원의 선박 건조 지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채권단은 이번 자금지원과 함께 STX조선을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인력감축과 계열사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1일 서울 중구 STX 서울본사에서 채권단 실무회의를 열고 이 회사에 4530억원을 건조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금액은 신규로 투입되는 자금이 아닌 2013년 STX조선에 지원키로 한 4조5000억원 가운데 집행되지 않은 지원자금의 잔여분이다. 채권단은 해당 자금을 건조자금으로 용도를 변경해 기수주 선박에 대해 건조·인도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일단 수주한 선박의 건조·인도가 진행되면 선수금환급보증(RG) 부담이 해소돼 채권단의 총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줄게 된다. 이를 통해 채권단은 5조8000억원에 이르는 STX조선에 대한 금융권의 익스포저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3~5%에 달하는 지원금액에 대한 대출 금리도 1%로 인하하기로 했다.

산은 측은 “2016년 말 채권단의 총 익스포저는 지금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리스크 부담 없이 회사의 정상화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STX조선은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돼 왔던 법정관리에 대한 우려는 피하게 됐다. STX조선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넘어선다는 채권단의 판단 때문이다.

지난 2개월간 채권단은 STX조선의 정상화 가능성을 재검토하기 위해 실사법인을 선정해 정밀실사를 진행해왔다.

실사 결과에 따르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하고 사업구조조정·수주합리화·인적구조조정 등을 실행할 경우 2017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지원 결정의 배경에는 채권단 입장에서 대출채권 대부분이 즉시 부실화됨에 따라 RG대지급 등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만약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은 현재 건조 중인 69척에 대한 ‘RG 콜’로 인해 8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의 보유채권(STX조선 5조9000억원, 관계사 2조5000억원) 중 상당부분을 일시에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1685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와 STX중공업·STX엔진 등 관계사의 연쇄 부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의 타격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자금지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채권단은 자율협약 상태로 계속기업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근본적 사업구조 재편 및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자금지원과 함께 STX조선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과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건조능력과 선종을 대폭 축소해 국내 다른 조선소들과의 경쟁을 최소화하는 중소형 조선사로 재편하기로 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조선소는 선대를 기존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5만∼7만t급 탱커선과 해상 LNG 주유터미널(LNGB)에 특화해 국내 조선사가 아닌 중국 조선사와 경쟁하는 회사로 운영하게 된다.

고성조선소는 현재 건조 중인 물량을 모두 인도하는 2017년 초부터 대형블록 공장으로 기능을 바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하청공장으로 변모한다.

추가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진다. 이미 자율협약이 개시된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864명(24.4%)의 인력을 줄인 STX조선은 향후 930여명(34%)을 더 감축할 계획이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내년 1월부터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도 중단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채권단은 계열사인 STX프랑스 재매각을 추진하고, 800억원 규모의 다른 비영업용 자산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 시행을 통해 STX조선은 내년 하반기까지 추가 신규자금 지원 없이 정상 운영될 전망”이라며 “대외여건 악화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회사의 근본적인 턴어라운드(Turn-Around) 여부 및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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