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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 “STX가 야속해”...부실채권 비율 ‘나홀로 상승’

농협銀 “STX가 야속해”...부실채권 비율 ‘나홀로 상승’

기사승인 2016. 03.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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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중 유일하게 1년새 0.64%p↑...STX조선 중당금 4900억 여파 부담
정부 눈치에 부실사 발빼기 어려워...조선업 불황에 수익성확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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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의 부실채권(NPL) 정리문제가 올해 수익성 확보와 건전성 개선을 위한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부실대기업 여신 비중이 경쟁 시중은행에 비해 높아 이를 커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올 한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전체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27%로 전년도보다 0.6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은 물론 전체 은행 중에서도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경쟁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노력을 통해 일제히 부실채권 비율을 낮춘 가운데 농협은행만이 유일하게 상승했다는 점은 뼈아프게 느껴질 만한 대목이다.

부실채권 금액 역시 농협은행이 전년도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난 4조2000억원을 기록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부실채권 비율이 1.47%로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전년도에 비해 0.63%포인트나 줄어 전체 은행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은행도 부실채권 금액이 3조1000억원이나 돼 올 한해 이를 털어내기 위한 과정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1.15%, 1.10%의 부실채권 비율을 기록했고, 신한은행(0.8%)은 1% 이하로 낮아졌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한 것은 전체 여신 중 부실 대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선수환급금보증(RG)을 포함해 1조5000억원가량의 여신이 물려있는 STX조선해양의 경영악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다른 시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들이 STX 채권단에서 이탈하는 등 부실털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은행은 정부와의 특수관계로 인해 발을 빼기도 힘들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은 STX조선 부실채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산업·수출입은행과 함께 STX조선 채권단 의결권의 75%를 갖고 있는 입장이라 다른 시중은행과는 달리 조선업황이 개선되거나 구조조정 작업이 잘 마무리되기를 기대할 뿐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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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총 1조3870억원이고, 이 중 4분기에 전입된 규모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7632억원에 달한다. 특히 STX조선에 대한 충당금이 49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리솜리조트(514억원), 대우조선해양(319억원), 성동조선해양(259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추가적으로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이경섭 행장도 지난달 실시한 전국 영업현장 토론회에서 “대내외적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조선·건설업종 불황 등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요구된다”고 밝혀 부실채권 문제가 올해 농협은행 경영목표 달성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대기업 여신 부실과 함께 농협은행의 골치를 아프게 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다소 희망적인 부분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의원(더민주)이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부실채권 규모는 2014년말까지 992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실행됐던 부동산 PF 부실채권은 매년 8000억~1조원씩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털어내는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2008년 이후 실행된 부동산 PF 채권도 이렇다할 부실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이를 위한 충당금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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