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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걸린 제빙·공항 무한 대기…매뉴얼 부재 확인한 제주공항 대란

3시간 걸린 제빙·공항 무한 대기…매뉴얼 부재 확인한 제주공항 대란

기사승인 2016. 01.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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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운영 재개부터 이착륙 시작까지 3시간
평소 따뜻했던 기후에 제빙 시설 부족해
"제빙 장비 등 인프라 확충에 관심 가져야"
제주공항
25일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면서 오후 2시48분께 첫 번째로 이륙한 김포행 이스타항공 여객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부터 25일까지 발생한 제주공항 운항중단 사태에서는 공항 및 항공사의 매뉴얼 미비로 인한 착오가 곳곳에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저비용항공사는 공항 내에서 대기표를 뽑아야만 하는 방식을 취해 수만명의 승객이 노숙을 해야만 했다. 폭설 시 항공기 제빙에 필요한 체계화된 대응 방안도 없었다. 따라서 향후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이는 기상이변에 한국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제주공항 및 국내 공항은 한파와 폭설 시 제빙 장비 운영에 대한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빙 장비 설치 기준만 크기·수량·경사로 등에 따라 정해져 있을 뿐이었다. 매뉴얼 구축이 안된 것은 제주 등 남부지역에는 평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항공기가 이착륙을 하지 못할 만큼의 폭설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및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총 6대의 제빙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에는 5대였으나 이번 한파로 부산에서 추가로 1대를 공수해왔다. 이에 복수의 항공 관계자들은 제주공항에서 운항 재개가 신속하게 진행되려면 비행기 1대당 제빙 장비가 4대 필요했었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제주 공항의 제빙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셈이다.

실제 제주공항은 25일 무려 42시간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공항은 정오부터 운영을 가동했지만 항공기 이착륙은 제빙작업으로 약 3시간 후에 시작됐다. 관련 장비가 더 많았더라면 이착륙 시간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 제주공항체류여객 비상대책본부 관계자는 “공항은 그동안의 제설 현황 등이나 제빙 장비 사용료를 지불하는 항공사 요구에 따라 적정한 수의 제빙 장비를 마련해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수요보다 과하게 많은 제빙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비효율적인 예산 운영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매뉴얼 확충에 대한 지적은 저비용항공사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임시편 탑승 대상 승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안내를 시작했다. 공항에서 대기표를 뽑는 방식은 혼잡을 가중하고 고객 불만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승객은 정해진 시간까지 해당 항공사 카운터에 와서 이름을 말하면 탑승권을 발권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공항 내에서 대기표를 뽑아야만 하는 방식을 취해 이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오랜시간 동안 노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교수는 “앞으로 폭우·폭설 등 이 같은 기상이변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빙 장비 등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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