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자 표준’ 월소득 160만원 고졸 40세 남성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들의 표준은 월 160만원을 버는 고졸 학력의 40세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회생은 파산에 직면한 개인채무자가 3∼5년간 일정한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10일 오수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의뢰를 받아 작성한 ‘개인회생절차 이용 실태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5년 개인회생 신청자 212명 가운데 30·40대가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30대와 40대가 각각 39.7%, 36.4%로 가장 많았고, 50대(15.3%), 20대(7.2%), 60대(1.4%) 등의 순이었다. 신청자 연령 평균은 40세였다.

학력 분포를 보면 고졸자가 57.5%로 가장 많았다. 고졸자 경제활동인구 비율(39.4%)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대졸자가 32%로 뒤를 이었고 전문대졸(4.5%), 중졸(5%), 초졸(1%) 등의 비중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청자의 월평균 소득은 160만9810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월소득(228만8000원)보다 30%가량 적었다. 채무액은 평균 6428만3378원으로 월 급여의 40배 달하고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채무액 5818만4000원보다 700만원가량 많은 수치다.

성별을 보면 남성이 139명, 여성이 70명으로 2대 1의 비율을 보였다.

가구당 인원수는 평균 3.27명이었다. 가구당 인원수가 많을수록 개인회생을 신청할 확률이 높았다. 생활비가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개인회생 같은 채무조정제도의 남용 가능성이나 채무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등이 우려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해당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떠받치는 채무조정제도는 채무자는 물론 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며 “사전 규제를 완화하고 사후 규제를 강화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더 많은 사람이 제도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