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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재용 시대…‘사업·사람·문화’ 바꿨다

이제는 이재용 시대…‘사업·사람·문화’ 바꿨다

기사승인 2016. 03.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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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에 따른 사업재편ㆍ매각
희망퇴직, 조직 슬림하게ㆍ현장배치, 인력 구조조정
스타트업 실행력, 컬처혁신 주도
변화하는-삼성2
삼성그룹의 경영전면에 나선지 2년이 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업·사람·기업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기조에 따라 과감한 사업재편을 단행한데 이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또한 젊고 슬림하게 변화시켰다. 여기에 삼성이 퍼스트무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스타트업 같은 실행력을 갖출 것도 주문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가는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에 입각해 삼성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삼성테크윈 등 8개의 계열사가 매각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실무형 인력재배치, 업무 효율성을 위한 사옥 이전이 진행됐다. 사업 및 조직개편이 일단락되자 이 부회장은 옛 문화는 버리고 새로운 정신을 갖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2013년 시작된 삼성의 사업재편은 이 부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한 2014년부터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해는 석유화학·방산 부문을 한화에, 남은 화학부문을 롯데에 매각한 1, 2차 빅딜을 마무리했다. 즉 현재까지 코닝·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정밀화학·BP화학·SDI케미칼사업부문 등이 매각됐다. 전자와 금융을 중심으로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정리했다.

주요 계열사들도 비주력 사업은 철수했다. 삼성전기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를 철수했고 파워·튜너·ESL 사업은 분사했다. 삼성SDI는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사업을 접었다. 삼성의 10년 후 사업에 대해 연구하는 삼성종합기술원(종기원)도 ‘이재용식’으로 변화됐다. 종기원은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과제만 남기고 연구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는 과제들은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한 기술은 직접 개발하기보단 인수합병(M&A)을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고 단행한 첫 번째 인사로, 사장 승진자 대부분이 1960년대생일 만큼 ‘젊은피’를 수혈했다는 평가다. 급변하는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추진력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을 축소해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했다.

삼성전자는 본사 경영지원실 등 스태프 인력의 15%를 현장에 배치했고 종기원 연구원들도 사업과 관련된 연구·개발 부서로 분산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8년간 이어온 ‘강남시대’를 최근 마감했다. 서초사옥에 있던 인력들이 모두 수원으로 옮겨갔다. 본사 기능이 수원으로 이전되는 이유는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를 위해서다. 주요 사업장이 수원에 있는데 본사 기능이 서초사옥에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문화 개편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했다.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대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의 실행력과 소통문화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상습적 야근·상명하복식 불통문화는 사라질 것이란 기대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2010년 선정된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도 시장의 변화로 전략이 수정되고 있다. 의료기기·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자동차 배터리·태양전지 가운데 의료기기·바이오·자동차 배터리정도로 추려졌고 사물인터넷(IoT)·전장사업·가상현실(VR) 등이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0대의 젊은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로 그룹 전반을 바꿔 나가고 있다”며 “예전처럼 어떻게든 계열사 전체를 끌고 갈 순 없는 환경이며 관료주의와 상명하복식 문화로는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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