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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家) 조정호 메리츠금융회장 ‘나홀로독주’ …자산 3배 키웠다

한진가(家) 조정호 메리츠금융회장 ‘나홀로독주’ …자산 3배 키웠다

기사승인 2016. 05.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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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진그룹이 계열 분리를 한지 11년이 흐른 현재 한진가(家) 형제들의 경영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한진가 장남 조양호 회장과 차남 조남호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는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이 업황 악화로 고전 중인 반면, 막내 조정호 회장이 이끄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사상 최대이익을 기록하며 나홀로 질주 중이다.

홀로서기 11년 만에 그룹 내 작은 금융계열사였던 메리츠금융을 ‘알짜배기’그룹으로 키운 조정호 회장의 리더십이 부각되는 이유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당기순이익은 전년(2376억원)동기보다 86% 상승한 4421억원을 거둬들였다. 2012년 1372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10조1894억원, 6168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각각 33%, 126%나 뛰었다.

이는 메리츠화재·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요 자회사들이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년대비 99% 상승한 2873억원, 메리츠화재는 47% 상승한 1690억원을 거둬들였다. 메리츠캐피탈과 메리츠자산운용 순이익 역시 각각 323억원, 66억원으로 전년대비 159%, 819% 큰 폭으로 상승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배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조 회장이 2011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현재의 종합금융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결과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말 기준 메리츠화재 50%, 메리츠종금증권 33%, 메리츠캐피탈·메리츠자산운용·비즈니스서비스·금융서비스 100% 등 6개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최정점에는 조정호 회장이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67.7%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모태는 한진그룹이다. 그러나 조 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을 물려받을 당시만 해도 그룹내 주목받는 계열사는 아니었다.

한진그룹은 2002년 창업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 타계후 2005년 형제 간 계열 분리를 진행했다. 장남인 조양호 회장은 그룹의 주력사업이었던 대한항공(항공업)을, 차남인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조선업)을, 3남 고 조수호 전 회장은 한진해운(해운업) 등 굵직한 사업체를 물려받았지만, 4남 조정호 회장은 상대적으로 그룹 내 작은 계열사인 메리츠금융(금융업)을 맡았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인건 조 회장이 2005년 모 기업에서 가장 먼저 분가해 홀로서기에 나서면서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2011년 메리츠금융지주 출범 당시 11조 6257억원 규모였던 자산총액은 4년이 흐른 지난해 32조 263억원으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인재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와 성과보상주의 기업문화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외형확대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견인해올 수 있었던 이유다.

조 회장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사를 이끌고 있지만, 각 계열사 CEO들에게 경영 전권을 일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CEO들이 소신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여기엔 ‘사람이 전부’라는 조 회장의 경영 철학이 근간을 이룬다.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자양분이 됐다.

격식도 따지지 않는다. 대면결재 대신 전자결재, 자율복장제, 정시퇴근 등을 통한 효율극대화는 메리츠 고유의 기업 문화로 정착됐다. 일에만 집중하자는 취지다. 이 역시 CEO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성과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성과를 내는 만큼 받아가는 구조다.

특히 수평적 토론 문화는 메리츠금융그룹의 강점으로 꼽힌다. 경영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사안의 경우 경영진부터 부서장·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회의에서 토론 끝에 정한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메리츠금융그룹의 고성장에는 금융업이 조선·중공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을 위한 노력이 현재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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