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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이달말 법정관리… 다음은 SPP조선?

STX조선, 이달말 법정관리… 다음은 SPP조선?

기사승인 2016.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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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진해조선소 전경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4조원이 넘는 지원을 받고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STX조선해양이 이르면 이달 말 법정관리에 돌입한다. 업계에선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어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SPP조선 등 다른 중소 조선사들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이달말까지 논의를 거쳐 법정관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STX조선의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이달 말 부도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결과다. 채권단은 STX조선이 신규 수주가 불가능하고 부족자금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9월 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 조선소에 올랐던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부터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한 상태다. 현재 55척의 일감이 남았고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이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이들 선박 중 일부는 발주 취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이 회사의 법정관리를 논의한다는 소식에 이날 STX조선해양 노조는 “회사를 살리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 대상으로 지목 되는 중소 조선사는 SPP조선이다. 현재 채권단은 삼라마이더스(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아 SPP조선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매계약은 이미 지난 주에 체결 됐어야 하지만 매각 대금 등을 놓고 조율이 부족해 27일로 연기됐다. 채권단은 매각이 불발로 끝나면 현재 수주한 배를 다 인도한 이후 신속하게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SPP조선은 2014년 5월 이후 약 24개월째 추가 수주가 없는 상태다. 남은 수주잔량은 13척으로, 약 6200억원 규모다.

2010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의 운명도 머지않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조선의 경우 채권단이 2조 원을 지원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마찬가지로 심각한 수주난을 겪고 있다. 현재 양 회사에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 중인 금융당국은 이를 토대로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고조되고 있는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체질개선이 아닌 청산을 방향으로 잡고 정리한다면 추후 중국에 관련 경쟁력을 다 뺏기게 될 것이란 우려다.

양금승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하는 대형 조선사 뿐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소 조선사들만의 역할이 있다”며 “중소 조선사를 무분별하게 청산한다는 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인프라를 모두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어 양 연구위원은 “환부를 도려내는 건 맞지만 전략적으로 옥석을 가려 청산 보단 인수합병이나 지원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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