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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효성家 두 형제, 지분매입에 3년간 3000억 쏟아부었다

[마켓파워]효성家 두 형제, 지분매입에 3년간 3000억 쏟아부었다

기사승인 2016.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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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그룹에서 이탈한 이후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올해까지 총 3000억원이 넘는 사재를 털어 ㈜효성 지분을 매입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이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탓이다. 즉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효성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수년간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지분을 매입해온 것도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는 물론 각자 위치에서의 후계구도 선점을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조 회장이 ㈜효성의 지분 10%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조 회장의 향방에 따라 후계구도도 변경될 수 있는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의 경우 3년여 전 그룹의 핵심인 ㈜효성의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아버지인 조 회장과 형제들을 비리 혐의로 고소하면서 경영 후계 구도에서 배제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을 끝으로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효성에 대한 지분매입은 잠시 중단됐다. 이날 기준으로 조 사장의 ㈜효성 지분율은 13.45%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남인 조 부사장도 12.21%로 2대 주주가 됐다. 조 회장의 경우 10.15%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올 들어서만 ㈜효성 지분을 매입하는데 총 473억7700만원의 사재를 털었다. 조 사장 304억6500만원, 조 부사장 169억1200만원 등이다. 특히 지난 1월에는 20거래일 중 4거래일을 제외하고 16거래일 연속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1207억원, 2014년 539억원, 2013년 787억원 등 총 3006억원이 넘는 돈을 ㈜효성에 대한 지분율을 늘리는 데 썼다.

이들의 지분매입이 본격 시작된 건 2013년부터다. 조 전 부사장이 ㈜효성 지분을 제3자인 기관투자자에게 넘기고 그룹을 이탈한 이후다.

앞서 조 회장은 삼형제에게 ㈜효성의 지분을 똑같이 나눠주고선 평소에도 ‘능력 있는 사람에게 그룹을 물려주겠다’고 강조해 왔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듯했던 이들 삼형제는 조 전 부사장의 이탈로 후계구도가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효성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약화됐던 조 회장 일가의 지배구조도 회복시켰다.

현재 조 사장이 조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지분 격차는 1.24%포인트에 불과하다. 때문에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 10.15%와 조 회장의 부인이자 삼형제의 어머니인 송광자씨의 지분 0.73%가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선택에 후계구도가 낙점될 것이란 얘기다.

이와 함께 비상장 계열사 중 삼형제가 100%의 지분율을 보유중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동륭실업 △신동진 등 3개 회사의 활용도 거론된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 사장이 80%, 조 전 부사장과 조 부사장이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륭실업은 조 전 부사장이 80%의 최대주주로, 신동진의 경우 조 부사장이 80%로 최대주주에 올라 같은 방식으로 삼형제가 나눠가진 형태다.

비상장사는 재벌그룹 기업들이 경영승계를 위한 방안으로 자주 활용한다. 비상장사의 몸집을 키워 향후 지주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식이다. 효성그룹에선 이 3곳의 비상장사 중 어느 회사가 지주사격인 ㈜효성과의 합병을 진행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이밖에 효성그룹의 보수적인 가풍을 들어 장자 승계 방안도 회자된다. 조 회장 본인도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그룹을 물려받고 동생인 조양래 회장에게 한국타이어를, 조욱래 회장에게는 대전피혁을 떼어줬다. 마침 승계작업의 핵심인 ㈜효성에 대한 지분율도 조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이 가장 높다. 조 회장이 그간 강조해온 ‘경쟁’이 선의의 경쟁보단 그룹 안팎의 악재로 작용한 만큼 장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고루 나눠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아직 조 회장이 재판상태인 점과 형제들도 소송이 걸려있어 그룹 안팎으로 재정비 된 이후에라야 승계작업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단 조 회장의 소송건도 문제가 되긴 하지만 차남이 아버지와 형제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복잡한 상태”라며 “형제들 소송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단계여야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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