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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릭’ 이정진 “성과내려 조작하는 짓, 세상에 널렸죠!”

[인터뷰] ‘트릭’ 이정진 “성과내려 조작하는 짓, 세상에 널렸죠!”

기사승인 2016. 07. 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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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릭' 이정진 인터뷰
[인터뷰] '트릭' 이정진 "성과내려 조작하는 짓, 세상에 널렸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배우 이정진은 2010년 봄 KBS2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 청춘에게 고함' 특집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그는 다양한 경험이 선택의 기회를 만든다고 부연했다. 

이정진은 그 소신대로 살았다. '배우'로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틈나는 대로 '해외 봉사활동'을 다녔다. 3년 전 케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 직접 촬영한 사진을 선물로 주겠다는 선의는 그를 '사진작가'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매니지먼트사를 설립, 또 다른 이름의 이정진을 계발 중이다. 배우·사진작가·봉사활동가·사업가 등 다양한 얼굴의 이정진 중에서 가장 먼저 영화배우 이정진을 인터뷰 대상으로 선택했다. 

[인터뷰] '트릭' 이정진 "성과내려 조작하는 짓, 세상에 널렸죠!"

영화 '트릭'(감독 이창열)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이정진을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트릭'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휴먼 다큐 방송을 조작하는 PD와 그의 연출에 휘둘리는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이정진은 영화에서 시청률 35%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휴먼 다큐멘터리 PD 석진으로 분했다. 2004년 기자였던 석진은 자신이 보도했던 '쓰레기 만두 파동' 사건이 오보로 판결, 관련자가 사망하면서 방송국에서 퇴출됐다가 10년 후 교양국 PD로 복귀해 영애(강예원)와 도준(김태훈)을 주인공으로 한 휴먼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

'트릭'은 시청률 조작이란 좋은 소재에서 출발한 영화다. 하지만 그 만듦새가 투박해 여러 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정진이 연기한 석진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양심 따위는 과감히 저버리는 인물이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다큐를 막장 드라마로 조작하는 석진은 '성과주의'에 중독된 괴물처럼 그려진다. 그는 석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석진을 단순히 방송국의 일원으로 국한시켜 보지 않았어요. 방송국을 대한민국으로, 석진을 사회 구성원으로 놓고 들여다봤죠. 사람들은 석진 같은 인물에게 손가락질하면서 '나쁘다'고 욕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석진 같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박수를 받거든요. 능력을 인정받으니까 연봉도 높게 받고요. 그런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사실 석진을 욕하는 사람들도 내심 그처럼 되기를 갈망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영화가 담아냈어야 하는 이야기들이 뒤늦게 이정진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다큐멘터리 PD 역할을 잘 소화하기 위해 실제로 PD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는 그는 현 사회가 의혹과 조작으로 얼룩진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극에서 드러나지 않은 석진 PD의 초심이 엿보이는 듯했다.

"저희 영화가 방송계에서 벌어지는 조작과 그 이면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사실 저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자체에 의혹이나 조작이 많잖아요. 과거에는 누군가가 'TV에서 봤는데 커피가 몸에 안 좋대'라고 말하면 그 얘기를 믿었죠. TV에서 봤다고 하니까 자연히 신뢰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다르죠. 방송이 중요한 사건을 은폐하고 어떤 사건을 사실과 다르게 전달하면서 사람들의 시각이 완전히 바뀐 거예요. '트릭'을 보면서 이런 사회 현상·문제들을 떠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트릭' 이정진 "성과내려 조작하는 짓, 세상에 널렸죠!"

가벼운 질문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했다. 최근 '엔터스네이션'란 이름의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한 사업가 이정진에게 질문했다. 답변을 하는 그의 눈빛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의 꿈은 거창했다.

"회사가 안 망하고 상장까지 가는 게 목표예요. 제2의 JYP 엔터테인먼트를 꿈꾸죠. 연예인들이 소속사를 옮기면서 소송을 걸고 그러는 이유가 대체로 돈 문제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을 따로 만들었어요. 브런치 카페를 운영 중이고, 물티슈 사업도 하고 있죠."

이번에는 봉사활동가 이정진을 만났다. 그는 봉사활동과 관련된 질문에 유난히 쑥스러워 했다. 실없이 웃으며 답변에 농담을 섞었지만 그의 진정성은 가려지지 않았다. 

"저는 주변에 봉사활동 하러 간다고 하지 않고 놀러 다닌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해요. 자꾸 돕는다고 그러는데 돕는 거 아니고 나누러 가요. 갈 때마다 뭐 하나씩은 배워서 오거든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이정진은 그렇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성실히 찾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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