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품격 있는 젊은 지도자가 당 이끌어야”…친박 40여명 대규모 만찬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후 첫 대규모 회동
친박계 40여명 참석, 비박계는 '예의 주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당 소속 의원 50여명을 초청한 대규모 만찬회동을 하고 있다. / 사진 = 송의주 기자songuijoo@

새누리당의 최다선(8선)이자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27일 대규모 만찬을 주재했다.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읍소했던 친박계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게 서 의원 측의 설명이지만, 비박계 당권 주자들은 전당대회를 앞둔 ‘친박계 세(勢)몰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는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조원진·정용기·함진규·이장우·최연혜 의원을 포함한 40여명의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만찬 인사말에서 “사실 2주 간 고민을 많이했다”며 “고민 끝에 이제는 젊은 인재들 중 품격 있는 지도자가 당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러분들을 다 모시고 당내 화합을 위해 여러가지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오늘 누가 저에게 욕을 해도 대응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제가 여러분에게 당내에서 품격 없는 일들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5선의 정갑윤 의원은 “평소 당 대표는 당정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돼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서 의원이 적격자라 생각해 당 대표 출마를 부탁드렸는데 뜻을 접게 돼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서 의원을 위로했다. 정우택 의원도 “서 의원께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셨는데 다함께 같이 가자”며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 할 킹메이커를 뽑는 전당대회다. 서 의원께서 이 목표를 잘 이루려고 오늘 만들어주신 자리 같다”고 말했다.

반면 비박계 당권 주자들은 ‘부적절한 모임’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병국 의원 이날 오전 “저는 서 의원님께서 정치를 퇴보시키는 이런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 믿고 싶고 (서 의원이) 말씀하시는 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싶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또 다른 비박계 당권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단순하게 친목모임이라면 별 것 아니겠지만, 혹시나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것은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 측은 이날 한선교·이정현·이주영 의원 등 친박계 당권 주자들은 초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