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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용호 주영국공사 망명…북한 고위층이 흔들린다

북한 태용호 주영국공사 망명…북한 고위층이 흔들린다

기사승인 2016. 08. 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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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외교관중 최고위급, 해외 근무자 탈북 도미노 가능성
국내 북한 외교관 태용호 '망명설'
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선전을 담당하고 있는 태용호(Thae Yong Ho)라고 영국 B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태용호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인 태용호가 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 최고위층이 느끼는 동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6일(현지시간) 태용호가 가족과 함께 제3국으로 망명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주영 북한대사관의 공사는 해당 공관의 2인자로 국장급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참사관이나 서기관급이 탈북한 적은 있지만, 국장급 외교관의 망명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북 소식통은 “그는 주영 북한대사관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상 외교관 근무 기간이 3년인 점을 고려할 때 출신 성분이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태용호가 오랫동안 서방 세계에 북한 체제를 홍보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망명이 김정은 정권에 주는 충격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7일 “만일 부대사급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탈북 외교관 중에는 최고위급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태용호의 망명은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국면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시행하면서 해외 근무 북한 엘리트층이 동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4월 7일 입국한 데 이어 중국 산시(陝西)성 소재 한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성 종업원 3명이 탈출해 6월 말 국내에 들어왔다.

또 대남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가 지난해 남한으로 망명했고, 북한의 해외 주재 외교관도 지난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사실도 지난 4월 알려졌다.

고위층·중산층에 속하는 이들이 ‘북한에 희망이 없다’며 귀순을 결심한 점 등을 미뤄보면 북한 의 집단 탈북은 단순한 현상이 아닌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입국한 탈북민은 815명(잠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증가했다.

정성장 실장은 태용호 망명과 관련해 “대북 제재국면에서 서방 세계의 압박을 받으니 심리적 압박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영국에 있으면 서방 세계의 북한에 대한 비난을 접할 기회가 많았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심리적 갈등을 빚지 않았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정준희 통일부는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전처럼 특정집단이라기보다 지금은 좀 다양한 직업군에서 탈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고, 그것도 이제 빈도도 조금씩 더 높아지는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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