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TPP 무산시 북핵 통제 불가능성...“강력한 반세계화 움직임”

TPP 무산시 북핵 통제 불가능성...“강력한 반세계화 움직임”

기사승인 2016. 09. 29. 08: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메카급 다자 협정들이 줄줄이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TPP가 무산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북핵 상황은 통제불능의 상황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TPP가 의회에서 비준이 거부될 경우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시키게할 원인이 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윌슨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중국과 북한은 TPP 비준 거부를 미국이 약해졌다는 신호로 간주할 것”이라며, 비준 거부는 “중국과 북한 같은 국가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역내 동맹국에는 미국 파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TPP를 철수할 수 없다”며,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 내 중심국가이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반박의 여지가 없는 강대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의 미국 파트너들이 미국을 의심이나 불확실성을 갖지않는 지조있는 리더십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케리 장관의 이런 발언은 최근 있었던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첫 TV 토론 이후 나온 것으로, 바로 이틀전 이 두 후보는 약 8000만 명의 미국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역 증가에 대한 회의론을 제시하며 다자 협정에 관한 지적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FTA에 반대를 표했고 과거 일부 무역정책의 요소들을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3국이 이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겨냥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협정”이라고 힐난했다. 바로 자국의 일자리를 상대국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협정들이 “현명하고 공정한 무역 거래”로 돼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발언들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의심을 품는 현 글로벌 트렌트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후보들의 이러한 태도가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정책을 잘못되게 이끌고 오히려 성장과 무역·번영을 억압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Print
이같은 보호주의 지지는 지난달 세계 주요 20개국의 정상들이 베이징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외친 ‘보호무역 반대’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진행에 난항을 겪고있는 글로벌 자유무역협정(FTA)들은 대표적 사례가 된다. 미국과 아시아 11개국이 참여한 TPP는 미국 의회에서 비준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로, 베트남은 앞서 TPP 비준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작 주도국인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당사국들은 미국 비준을 압박하는 실정이다. 특히 일본은 빠른 비준을 원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도 부정적여론에 연내 타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호주·뉴질랜드·인도등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주도국인 중국과 참여국간 외교갈등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메가 FTA들의 협상 지연은 복잡한 외교 갈등요소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으로, 이는 오랜 시간동안 EU에 머물렀던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인해 그동안 축적했던 각종 협정들을 한순간에 잃게 된 시점에서 더욱 우려를 갖게한다.

지난 2008년 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서히 세계를 압박했던 보호주의 세력은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리며 경제통합을 거부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불러온 경기침체가 보호주의를 주장하는 정치 리더십에 의해 상대국엔 대가를, 자국엔 성장을 불러오는 무역을 받아들이는 구조로 변화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반 세계화와 신고립주의 확산을 우려했다. IMF는 앞서 27일 세계무역 증가세 둔화의 원인으로 보호무역주의의 심화를 지목했다. 실제로 IMF의 분석에 따르면, 2012 ~ 2015년 보호무역조치의 적용을 받은 상품의 실질 수입증가율이 2003 ~ 2007년 대비 7.5%포인트 감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 글로벌 무역이 드라마틱한 성장둔화를 겪고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세계화에 대항해 적대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WTO가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은 올해 세계무역 성장규모가 단지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도 1.8 ~ 3.1% 수준으로 앞서 예측했던 3.6%보다 하락했다.

보호주의의 성장흐름이 세계 안보와 성장의 중요한 촉매제인 세계 무역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캐롤라인 프로인트 수석 연구원은 “강력한 반 세계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증가하는 보호주의와 자유무역 정책의 부재가 향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