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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美 사례 놓고 은행 사측-금융노조 극명한 입장 차

성과주의 美 사례 놓고 은행 사측-금융노조 극명한 입장 차

기사승인 2016. 10. 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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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의 성과연봉제 운영과 관련해 은행 경영진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측과 금융노조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노조는 최근 웰스파고가 성과연봉제 폐단을 인정하고 폐지를 결정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은행연합회는 성과연봉제 폐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는 9일 “미국 청문회 의사록과 웰스파고의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는 발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웰스파고의 입장은) 소매판매 부문에서의 목표 판매량을 폐지하고 고객가치와 연계한 새로운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보상체계란 성과연봉제의 폐지나 호봉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성과평가 지표 등을 합리적으로 수정한다는 내용이라고 은행연합회는 설명했다.

최근 미국 4대 은행의 하나인 웰스파고는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고객들의 정보를 동의를 받지 않은채 최대 200만 개의 ‘허위계좌’를 개설하고, 고객계좌에서 40만달러가 넘는 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혐의로 웰스파고는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물게됐고, 은행 측은 사건에 연관된 직원 5300여명을 자체 해고했다.

금융노조는 웰스파고 사태와 관련 “웰스파고의 CEO 존 스텀프는 30일 미국 상원청문회에 출석해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의 금융권 성과연봉제 확산 압박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과주의를 통해 높은 실적을 올렸던 웰스파고가 ‘자승자박’에 처함에 따라 이를 벤치마킹한 국내 금융사들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연합회 측은 웰스파고 사태는 성과연봉제 탓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은행연합회는 “호봉제하에서도 불완전판매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의 웰스파고 사태는 성과연봉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독립된 검사 조직 등을 통한 관리·감독 및 경영실패 등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은행의 경우 일반 직원에게도 직무 및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금융권의 최고·최저 연봉의 차등폭은 30~47.8% 수준으로 이미 성과연봉제가 정착돼있다”고 소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웰스파고 사태는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전략에서 기인한 것이지 성과중심의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모형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한편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며 지난달 23일 총파업에 나섰던 금융노조는 지난 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상임간부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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