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논란...여당 ‘주권포기행위’ vs 야당 ‘정치공작’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쓴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의 내용과 관련해 여야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당은 ‘주권포기이자 국기문란 행위’라며 공세에 나섰고 야당은 ‘논란덮기용 정치공작’이라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회고록에 그려진 노무현 정권과 (당시) 수뇌부의 행태는 정말 충격적”이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당시 대통령 비서실장)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전후 있었던 추악한 대북거래를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권 포기이자 국기 문란행위”라며 “검찰 수사·특검·국회 청문회 및 국정조사·대통령기록물 열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낱낱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수록된 부분을 인용해 10가지 공개 질의를 제시하고 당사자들이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대통령 전 안보실장은 당시 사건 관계자들과 입을 맞춘 듯 문 전 대표의 보호에 나서고 있다”며 “회고록 내용을 일방적으로 부인할 것이 아니라 (사실이 아니라면) 송 전 장관을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거나 국회 운영위, 정보위에 나와 정확히 소명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은 ‘정치공작’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당이 한참 낡은 종북몰이 노름에 도끼자루가 썩는지도 몰라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26%로 떨어지고 북한의 미사일 위기,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의 위기 등 안보·민생위기도 뒷전이고 최순실 게이트 의혹으로 대통령의 도덕성과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총체적 난국인데도 새누리당은 이성을 잃은 듯하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고 새누리당은 우리 당 대선후보의 흠집내기에도 서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 내통이라는 정말 입에 담기 어려운 무참한 발언으로 정치의 금도를 넘어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고 집권당 사무총장은 ‘종북’ 막말을 써가면서 색깔론 공세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더불어 “우리 당은 비선 실세의 비리를 덮기 위해 마녀사냥을 해대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북방한계선(NLL) 양보 논란 결과만 봐도 정문헌 새누리당 전 의원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김무성 전 대표도 사과했는데 문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은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성을 회복하라”며 ”초유의 경제위기 앞에 민생의 곡소리가 나는데 지금 진실을 밝힐 것은 국정농단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