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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원인 파악은 언제…” 속 타들어 가는 삼성전자 주주들

“갤럭시노트7 원인 파악은 언제…” 속 타들어 가는 삼성전자 주주들

기사승인 2016. 10. 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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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시주총(5)
2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8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갤럭시노트7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주주들이 임시 주총에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부른 경영진에 명확한 해명과 강력한 책임을 요구했다. 주주들은 경영진이 문제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성급하게 판단, ‘리콜 사태’를 ‘제품 단종’으로 악화시킨 점에 대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해명과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사회의 결정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위원회 기능의 부재, 협력사와의 소통 부재, 경직된 조직문화 등도 원인으로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제48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두 가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신종균 삼성전자 IM(모바일·IT) 부문 사장은 주주들에게 갤럭시노트7 조사 현황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UL 등 제3의 전문 기관에 의뢰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 사장은 “배터리 내부 소손의 근본 원인 규명을 위해 배터리 공법과 셀 구조 뿐 아니라 내부 보호회로와 제조 공정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하고 있으며, 배터리 외에도 외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공정, 물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신 사장의 발표문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경영진을 향해 강력한 불만을 토로했다.

개인주주 박모씨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는 금전적인 손실보다 40여년간 쌓아온 삼성전자 기업 이미지에 큰 손실을 끼친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삼성전자 임직원이 기술을 외부로 빼돌리려다 적발된 건에 대해 “직원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게 아니냐. 몇조원 손해 보는 게 문제가 아니고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 지에 주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1차 리콜 당시 배터리에 원인이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임시주총(1)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암시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 제공=삼성전자
김 교수는 “원인을 완벽하게 규명하기 전에 사용여부 결정을 내린 이사회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전량 리콜, 전액환불을 결정했는데 이후 리콜제품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인 차원이 이외에도 경직적인 조직문화가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대책을 내놔야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이날 리콜제품에 사용된 배터리는 전량 삼성SDI 제품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1차 리콜 결정 시 원인이 특정업체(삼성SDI) 배터리에서 몇 가지 분명한 결함을 발견했고, 이를 재현해 문제를 입증했다. 같은 시점에 다른 특정업체 배터리(ATL)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면서 “고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서 1차 시기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하고 나니 또 보완 제품에서 소손, 발화문제가 나왔다. 콜을 단행할 때 좀더 철저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 점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또 다른 실수를 하고 있지 않은지 품질 프로세스를 뜯어고쳐 내년 신제품 출시 때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협력사 관리 프로세스가 미흡한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에 근무했던 주주 이모씨는 “삼성전자가 협력사와 관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 미흡한 부분들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잘 안보인다”면서 “경영진의 현장방문 등 보여주기식의 모습 말고 일선 직원들이 직접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주주는 감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리콜에 대한 실패 원인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는지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밝혀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경영 관리에 틈새가 생겨 이러한 손실이 생겼는데 이사회를 감시해야 할 감사위원회가 지나간 감사보고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이인호 감사위원장이 답변하라”고 말했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현재로서는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제3 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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