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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반전은 없었다…부진한 청약 성적

삼성바이오로직스, 반전은 없었다…부진한 청약 성적

기사승인 2016. 11. 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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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청약 경쟁률 45대 1 '미지근'
증거금 10조…제일모직 3분의 1
공모가 고평가, 한미약품 쇼크 영향
"상장 후 오버행 등 이슈로 주가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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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반 공모 청약에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전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45대 1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몰린 자금은 10조원 가량으로, 2014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공모주 청약에 30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던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고평가된 공모가가 흥행 부진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 미래 성장성을 담보로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며 공모가에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고 있는 바이오 사업이 삼성그룹의 신사업인 점이 되려 기대치만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반 공모 청약 최종 경쟁률은 45.34대 1를 기록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330만8261주(공모 주식의 20%) 가운데 1억4998만2340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청약증거금은 10조1988억원이 모였다. 역대 공모주 청약 증거금 상위 1,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일모직(30조6000억원), 삼성생명(19조8000억원), 삼성SDS(15조6000억원)과 비교해 낮은 규모다.

흥행을 기대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난히 청약 최종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성적이 저조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모주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바이오·제약 업계 분위기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서지형 한국투자증권 마포지점장은 “보통 이정도 규모의 청약일 경우 신규 고객들도 많이 문의를 하는데 이번에는 기존 공모주 투자를 해왔던 고객들 위조로만 투자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공모주의 경우 청약 시기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 바이오, 제약 업계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뿐더러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상장 후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간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왔다.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11만3000원~13만6000원) 최상단인 13만6000원으로, 현재 실적 대비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공모 흥행 실패 후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기관들의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이슈까지 겹쳐 우려는 증폭되는 모습이다. 전체 기관 공모 물량의 단 7%(2억1606만주)만이 보호예수를 희망해, 사실상 대부분이 상장 차익만 얻고 매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상장한 계열사 삼성SDS의 기관 보호예수 물량 26.6%, 제일모직에는 30.1%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한 국내 기관들의 대부분이 보호예수를 걸지 않았다는 것에 일반 투자자들이 불안함을 느꼈다”며 “주가가 3개월 이상까지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뜻인 만큼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4월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다. 삼성물산(52.1%)과 삼성전자(47.8%)가 최대주주다. 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되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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