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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악재까지… 재계, 美 기준금리 인상에 ‘한숨’

외부 악재까지… 재계, 美 기준금리 인상에 ‘한숨’

기사승인 2016. 12.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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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여의도 금융가 전경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에 글로벌 경기 위축이 가속화되고 기업들의 차입금 부담도 배가 될 전망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예고된 결과라 단기적 타격은 크지 않다면서도, 증폭되고 있는 경영환경 악화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오전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관련, 채희봉 무역투자실장 주재 수출입점검회의를 열어 삼성·현대차 등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및 동향 파악에 들어갔다. 주요 수출품목 담당과장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산업부는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수출업계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이사항에 따라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환율 변화는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신흥국 경기 위축이나 수입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어느 효과가 더 클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다만 둘 다 장기적인 흐름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기업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단기적 타격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과 이에 따른 수요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전자기업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해외 고객들의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폭이 작아도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더 나빠진다”면서 “트럼프 당선 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해외공장 축소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 금리인상 영향까지 발생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해외 거래선과 스킨십을 더 돈독히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완성차 수출 경쟁력을 높일 기회인 동시에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는 위기라고 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로 이어져 (해외 완성차 업체에 비해) 국내 완성차 수출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동차 총수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출 경쟁력만 놓고 보면 호재라고 볼 수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중국 등 통화 정책을 면밀히 검토 후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업계는 미국 금리인상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며 대미국 수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 온 업계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율 변동 악재에 오랫동안 대비해 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해 차입금을 꾸준히 감축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했고, 장기 채권도 고정금리가 전체의 90% 정도라서 환율 리스크로 인한 타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엔 악재지만,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데는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정유사들의 원자재 수입엔 부담이지만, 수출 비중도 많아 부정적 영향은 상쇄되는 편”이라면서 “다만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지면 석유제품 수요도 줄어들어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로 항공유를 구입하고 항공기 리스 비용까지 지급하는 항공업계엔 미국 금리인상이 악재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평균 금리가 1% 올라갈 때 970억원의 이자 비용이 증가한다. 또 대한항공은 차입금 중 달러 비중이 약 62%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항공 측은 “금리 및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비용 부담은 커지나, 해외 영업 지점의 판매를 확대해 영향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직접 손실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파장 이후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무역 압박이나 계속되는 탄핵 정국·최순실 특검 등 정치 리스크 장기화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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