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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인터뷰②] 홍경민 “신해철 음악으로 된 멋진 창작뮤지컬 탄생하길 바라”

[AT인터뷰②] 홍경민 “신해철 음악으로 된 멋진 창작뮤지컬 탄생하길 바라”

기사승인 2016. 12. 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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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해철 형 음악으로 누군가가 제대로 정말 멋있는 창작뮤지컬을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 바람을 되게 많이 갖는다.”

창작뮤지컬만 10년. 힘들었지만 창작뮤지컬을 보는 안목과 내공이 생긴 홍경민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창작뮤지컬로 대한민국 뮤지컬사에 획을 긋는 좋은 걸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런 홍경민이 故 신해철의 음악으로 구성된 잘 만들어진 창작뮤지컬을 바라고 있다. 故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담은 ‘광화문연가’나 故 김광석의 노래로 완성된 ‘그날들’처럼 말이다. 훌륭한 뮤지션의 수많은 노래가 잊히지 않게 신해철과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추모하고픈 신해철에 대한 홍경민의 존경심이 엿보인다. 또한 그 뜻에 크게 공감해 마치 당장이라도 작품이 올려질 것 같은 앞선 마음까지 생긴다. 실제로 홍경민은 작품을 만들어줄 제작자를 적극적으로 찾는 중이다.

홍경민은 2006년 ‘동물원’을 시작으로 2009년 ‘신행진, 와이키키’, 2010년 ‘오디션’, 2011년 ‘원효’, 2013년 ‘남자가 사랑할 때’, ‘미스터 온조’, ‘사랑해톤즈’, 2016년 ‘별이 빛나는 밤에’, ‘그 여름, 동물원’까지 창작뮤지컬에 꾸준히 출연했다. 가수와 뮤지컬배우를 병행하며 쉼 없이 무대에 오른 그의 뮤지컬 인생은 어떨까. 길지 않은 인터뷰지만 창작뮤지컬을 통한 그의 희로애락과 소신, 욕심 등을 선명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 뮤지컬의 어떤 매력에 끌려서 10년간 꾸준히 뮤지컬을 해 왔는지.
“제일 좋은 건 노래를 부른다는 공통점에서 봤을 때 가수가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를 할 땐 다른 짓 하다가도 올라간다. 뮤지컬 같은 경우는 극중에서 노래를 부를 때는 그냥 부르는 경우보다는 어떤 장면 안에서 부르지 않나. 노래에 대한 감정 표현은 뮤지컬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노래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노래에 몰입하는 건 뮤지컬이 조금 더 센 것 같다. 거기에서 오는 매력, 흔히 뮤지컬을 종합예술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된다. 여러 상황이 라이브로 돌아가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긴장감도 굉장히 크다. 콘서트와는 조금 다르다. 콘서트는 라이브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 멘트도 자연스럽게 하고 실수하면 다시 해도 된다. 콘서트는 관객들과 즉석에서 호흡해나가는 과정이니까 전혀 다른 형식의 공연이다. 뮤지컬은 한번 스타트하면 막 내려갈 때까지는 멈춤 없이 달려가는 라이브 상황이니까 그런 게 주는 매력이 큰 것 같다.”

- 지금까지 했던 여러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 하나만 꼽아 달라.
“‘오디션’이라는 뮤지컬이 있다. 그것도 밴드의 이야기인데 거기서 베이스를 치는 준철이라는 캐릭터가 애착이 간다. 캐릭터 자체도 굉장히 매력이 있어서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던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 같이 하고 싶은데 뭐가 안 맞아서 못하고 또 뭐가 겹쳐서 못하고’ 하다가 몇 년을 기다려서 ‘오디션’의 준철이라는 역할을 했다. 공연을 보러 갔다가 역할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고 싶어 했던 캐릭터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로만 보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인 것 같다. 워낙 성격적으로도 나랑 잘 어울렸고 극중에서는 옷도 잘 안 갈아입고 막 입고 다니는 캐릭터라 진짜 집에서 막 입고 가서 공연하곤 했다.”

- ‘별이 빛나는 밤에’나 ‘그 여름, 동물원’을 비롯해 몇몇 작품은 그냥 본인 창법으로 노래를 불러도 무방했던 것 같다. 혹시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 때문에 기존 창법을 바꾸려고 노력하기도 했나.
“지금은 전형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의 동물원 음악이니까 창법의 변화에 대한 부담은 크진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성악발성에 익숙한 관객이 많다보니까 작품에 따라서 톤 자체를 바꾸려고 했던 적은 많았다. 내가 했던 것 중에 ‘원효’나 ‘미스터 온조’는 배경 자체가 사극에 가깝다. 의상 등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사극이었기 때문에 현대적인 가요발성으로 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창법을 좀 바꿨다. 작품의 필요에 따라서 조금 변화를 주긴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 10년 동안 창작뮤지컬만 해서 마음고생을 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마음고생이 있었나.
“내가 처음 했던 뮤지컬이 ‘동물원’이라는 뮤지컬이다. 지금하고 음악이 겹친다. 그 당시에 뮤지컬을 처음 하니까 걱정이 되게 많았을 것 아니냐. ‘배우들이 혹시 텃세를 부리진 않을까’, ‘내가 소화를 잘 못하진 않을까’. 그런데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팀워크가 좋아서 쫑파티를 다음날 낮 12시까지 했다. 그것도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들어와서 ‘이건 아닌 것 같다’ 해서 헤어진 것이다. 8명이 남아있었는데 배우들끼리 친해져서 배우 8명이 남아있었던 게 아니고 그 8명 중에는 배우를 제외하고도 조연출, 의상팀 막내, 음향팀 막내가 있었다. 이런 조합이 그 시간까지 남아있었다는 건 내가볼 때 뮤지컬 역사의 전무후무한 일인 것 같다. 그만큼 전체 팀워크가 너무 좋았단 얘기일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은 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창작뮤지컬이라는 게 준비과정이 너무 힘들다보니까 첫 번째로 경제적 문제, 개런티가 제대로 지급이 안돼서 힘들어하는 배우들의 안타까움도 옆에서 봐야 된다. 창작이라는 게 말 그대로 무에서 만들어내는 거다 보니까 거기서 오는 제작진, 배우 간의 트러블, 때론 고성이 오갈 수도 있다. ‘내가 생각했던 뮤지컬은 이게 아닌데 그런 게 너무 많구나’ 싶었다. 창작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유독 창작 쪽에 이런 일들이 많은 것 같다는 걸 느끼고 나니까 마음이 힘들더라. 가수생활이라는 건 ‘뭔가 안 좋으면 내가 안 좋은 거고’ 이런 상황인데 다 같이 어우러져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한배 탄 입장에서 같이 마음이 힘들어지니까 그게 참 어렵다. 그것에 결정적 계기가 된 해가 2013년이다. 한해에 뮤지컬 3개를 겪으면서 좋았던 것도 있고 힘들었던 것도 있고 조금 지쳤었다고 해야 되나. 그때 생각으로는 사실은 창작뮤지컬 다시는 안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정말 운이 좋아서 좋은 라이선스를 만날 기회가 오거나 혹은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라이선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서 오디션을 보고 도전을 하든가. 이럴 기회가 있다면 모를까 ‘창장뮤지컬 안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했는데 어쩌다보니까 올해 창작뮤지컬을 2개 하게 됐다.”

- 힘든 점도 많았겠지만 창작뮤지컬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있을 것 같다.
“이쯤 되니까 내가 창작뮤지컬을 10개를 겪었다. 그중에 9개를 공연한 거고 하나는 엎어졌다. 그러니까 겪었던 힘든 일중에 엎어진 것도 있다. 이렇게 9~10개를 겪다보니까 약간 오기도 생기더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창작뮤지컬로 대한민국 뮤지컬사에 획을 긋는 좋은 걸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도 하다. 그럴 기회가 언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창작뮤지컬이 다 안 좋은 건 아니니까. 실제로 이번에 안재욱 형이 ‘영웅’ 연습 들어갔다고 하는데 ‘영웅’ 같은 경우는 몇 년 안됐지만 좋은 평을 받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 식으로 뭔가 의미 있는 창작뮤지컬을 시작해보고 싶다. ‘위키드’, ‘맘마미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뮤지컬들이 처음 만들 때는 그들도 창작을 해서 만든 것이다. 그 안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다듬어서 완성한 건지, 첫 공연 후 얼마나 많은 수정을 했는지 이런 건 내가 모르지만 이것저것 많이 겪으면서 지금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유명한 작품을 만들었을 테고. 내가 만들어서 외국에 내보내고 싶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창작뮤지컬의 초연배우로서 ‘그건 내가 제일 먼저 한 거야’라고 얘기할만한 그런 뮤지컬에 한번 몸담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창작뮤지컬로 꼭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되게 욕심나는 건, 뮤지컬계에 소문내서라도 빨리 생겼으면 하는 뮤지컬이 있다. 이건 내가 출연을 하든 안하든 전혀 상관없다. 나는 ‘신해철 형 음악으로 누군가가 제대로 정말 멋있는 창작뮤지컬을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 바람을 되게 많이 갖는다. 지금 뮤지컬 대표하고도 그런 상의를 많이 하고 있다. 2주기까지는 우리가 추모공연을 했는데 ‘내년에 3주기가 오면 그때는 신해철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해철의 음악으로 된 뮤지컬을 보여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개인적인 상상만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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