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리뷰]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화려한 잔향 남긴 배우들 열연 ‘아름답다’

[리뷰]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화려한 잔향 남긴 배우들 열연 ‘아름답다’

기사승인 2017. 01. 10. 11: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무대. /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시인 백석과 그의 연인이었던 기생 자야(본명 김영한)의 사랑 이야기를 각색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폐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2015년 12월 리딩 공연과 지난해 2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관객을 짧게 만난 이 작품은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초연인 만큼 창작진과 배우들의 해석이 더해져 보다 잘 다듬어진 작품으로 11월 본 공연을 올렸고 두 달 반가량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대에 3년간 뜨겁게 사랑한 게 전부인 자야와 백석은 해방 이후 북에 남은 백석으로 인해 영원히 이별하게 되고 서로를 평생 그리워만 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이 작품의 뼈대는 백석과 자야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지만 스토리보다는 극 안의 디테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작품 속 가사와 음악에는 백석의 시 약 20편이 담겨 있으며 사내(안재영·유승연)가 시를 읽으면서 극이 시작된다. 오세혁 연출은 사내에 대해 ‘오늘날 백석의 시를 사랑하는 젊은이’라고 표현했다. 사내는 극중 자야(최연우·정인지)와 백석(강필석·오종혁·이상이)의 사랑이 조각날 때마다 시를 읽으며 기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백석이 자야를 사랑하고 그리며 쓴 시들이 100분간 피아노 선율과 배우들의 목소리로 무대 위 백석과 자야를 통해 입체감 있게 살아난다. 자야의 기억 속에 녹아있는 백석과 백석의 시 안에 새겨진 자야가 관객의 감상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무대. /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슬픈 이별보다 각자 방식대로 표현한 아름다운 사랑에 초점을 뒀다. 어떠한 반전이나 임팩트, 사회적 메시지는 없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목소리 등 섬세한 감정연기와 대사·가사에서 오는 감흥이 큰 서정적 뮤지컬이다.

따라서 소극장 공연의 장점을 살려 온전히 배우에게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관객들은 숨죽여 사내의 시를 듣고 자야와 백석의 감정에 따라 빠르게 반응했다.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것도 배우의 힘, 시로 연결된 스토리를 매끄럽게 전달하는 것도 배우의 힘, 객석을 무대로 끌어당기는 몰입도도 배우의 힘. 무대 위 세 배우 덕에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잔향은 화려했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무대. /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