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 가시화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의 대립으로 올해 대선에서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양측 모두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가시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보수후보 단일화’ 주장이 그 불씨가 됐다. 유 의원은 지난 6일 밤 한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대선이 보수 대 진보의 승부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말해서 보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 후보들은 다 힘을 뭉쳐서 단일화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범보수 후보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염원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그동안 다소 소극적이었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적극적인 모드로 전환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화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분당의 원인이 됐던 (친박 핵심) 인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 문제를 해결했다”며 “그 문제가 해결된 만큼 분당 이유는 사라졌고 (바른정당 의원들이)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유 의원이 보수후보 단일화를 제기한 것에 대해 “아직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단일화를 원하면 우리 당에 그냥 들어오면 되는 것이다. 들어와서 경선하다 보면 자연히 단일화가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보수 단일화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배경은 정통 보수층과 새누리당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단숨에 10%를 훌쩍 넘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20%까지 육박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 나온다. 인 위원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새누리당이 분당 사태를 겪으면서 대선 후보 인물난에 시달렸지만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라는 강력한 보수의 대안 후보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묻어 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가 결국 단일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권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수가 대항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일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치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알앤서치 김미현 소장은 “아직 본선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후보가 난립하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본선에 가면 스스로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는 후보들은 사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여권에서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을 제외하면 지지율 5%를 넘기는 주자들도 없다”면서 “야권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