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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침주 현대차]정몽구 회장의 용인술...위기에 진가 발휘할까?

[파부침주 현대차]정몽구 회장의 용인술...위기에 진가 발휘할까?

기사승인 2017. 0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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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올해 인사는 신흥시장의 불확실성과 트럼프발 리스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에 맞춰 진행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787만6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순위 5위를 기록했다. 노조와 환율, 불안한 국내 정세 등의 다양한 변수에도 비교적 선방했지만 ‘2년 연속 목표로 한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다’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현대차를 정상화시키고 내수 판매량을 높이는 등 올해 새로 중용된 인사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그동안 정 회장도 정기 및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 쇄신과 혁신 등을 주문해왔다.

정 회장은 2012년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연비과장 문제가 발생했을 때 브라질 공장 준공식 방문 중간에 미국 법인에 들러 임흥수 현대위아 사장 등 계열사 임원에 대한 경질성 인사를 결정했다. 2013년에도 품질 문제와 관련해 강도 높은 문책 인사를 단행했다. 연구개발(R&D) 부문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 3명(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장)·김용칠 설계담당 부사장·김상기 전자기술센터장)을 동시에 경질한 것이다. 품질경영에 대한 정 회장의 단호함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다만 권 사장은 전문성과 경력, 리더십 등을 고려해 3개월 만에 재신임됐으며,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기용해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정 회장의 수시 인사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말에는 데이브 주코스키 현대차 미국법인장을 전격 교체했다. 그는 2014년부터 2년간 현대차 북미법인을 이끌어왔다. 현대차는 계약 만료로 인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난 것이라고 밝혔지만, 판매 부진에 따른 경질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10월에는 중국 법인 총책임자와 국내영업본부장도 교체했다. 해외영업본부장 장원신 부사장을 북경현대기차 총경리로, 중국지원사업부장 김시평 전무를 사천현대기차 총경리로 각각 임명했다. 3년간 국내 영업을 총괄해 온 곽진 부사장도 경질하고 후임 본부장에 워싱턴사무소장을 지낸 이광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특히 정 회장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인사는 현대차그룹 임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에 따라 여성임원과 젊은 피 수혈도 망설이지 않는다. 201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차그룹 최초로 여성임원 2명을 발탁했다. 김화자 현대차 부장과 이미영 현대카드 부장을 각각 이사대우로 승진시킨 것. 김화자 이사대우는 당시 판매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거두며 현대차 최초 여성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외국인 인사 영입도 단행하며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놀라운 성장을 거둔 중심에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이 있었다. 2006년 정의선 부회장의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로 영입된 그는 2013년부터 현대차 디자인까지 총괄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재의 현대·기아차 디자인을 완성했다. 고성능차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4년에는 BMW 고성능 버전인 M의 기술 책임자인 알버트 비어만을 연구개발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 이듬해에는 폴크스바겐그룹의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와 람보르기니 출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각각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제네시스전략담당(전무)에 임명하며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R&D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의 승진자는 40%에 달한다. 정 회장의 ‘신상필벌’ 원칙이 가장 두드러진 곳도 R&D 부문이다. 실제로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중 7명은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으로, 반대로 기존 연구개발 책임자들은 대부분 교체됐다. 올해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된 장웅준 이사대우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책임연구원이다.

또한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연구위원과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3명의 연구위원을 새로 선임, 핵심 개발분야 전문인력을 강화했다. 이번 인사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확보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내실 강화를 강조해 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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